이형규 뱅골프 대표가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 사무실에서 고반발 드라이버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뱅골프 제공
이형규 뱅골프 대표가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 사무실에서 고반발 드라이버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뱅골프 제공
김응용 전 한화 감독(75)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골프 마니아다.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스코어카드 앞자리에 ‘7’자를 그린다. 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20야드로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런데 두 달 전부터 250야드로 늘어났다. 김 전 감독은 “드라이버를 바꿨더니 비거리가 20~30야드 늘었다”며 “많이 나갈 때는 270야드까지도 나간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이 새로 마련한 드라이버는 뱅골프의 ‘롱디스턴스(Longdistance) 470 플러스’다. 뱅골프는 고반발 클럽으로 잘 알려졌다. 중장년층과 여성 골퍼들의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이형규 뱅골프 대표(57)는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뱅골프코리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뱅골프의 롱디스턴스 초고반발 클럽은 비거리가 줄어들어 고민인 골퍼들에게 전성기 시절의 비거리를 되돌려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비거리 욕심이 많은 장타자들의 수요까지 겹쳐 판매량이 작년보다 40~5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뱅골프 롱디스턴스 470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최고 0.925에 달한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FA)는 2004년부터 프로선수의 드라이버 반발계수를 0.830 이하로 제한했다. 반발계수 0.01에 비거리가 2야드씩 차이가 난다. 0.830에서 0.925로 증가하면 단순 계산해도 19야드가 늘어난다. 이 대표는 까다로운 한국 골퍼들에게서 얻은 아이디어를 일본 골프 제조 기술진과 함께 연구해 고반발 클럽을 개발했다. 그는 “앞선 설계 기술과 첨단 제조 공법이 고반발 클럽 제조 비결”이라며 “탄소섬유와 티타늄 등의 소재로 최고 품질을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기술의 비밀이 공개될까 봐 특허조차 내지 않았다고 한다.

고반발 클럽은 페이스를 얇게 만들어야 한다. 헤드 내구성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양자 간 밸런스를 적절하게 유지한 게 비결이다. 이 대표는 “헤드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파손될 수밖에 없다”며 “성능을 유지하면서 파손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제조사가 고반발 클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혀 다시 반발계수를 낮췄다”며 “뱅골프는 이 부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뱅골프의 롱디스턴스 470 드라이버 가격은 170만원, ‘롱디스턴스 470 플러스’ 드라이버는 250만원, 반발계수가 0.962에 달하는 ‘롱디스턴스 470 프리미엄’ 드라이버는 330만원이다. 페어웨이 우드와 하이브리드 아이언도 개당 110만원으로 초고가다.

이 대표는 “최고급 소재와 기술력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개인별 피팅 서비스를 통해 맞춤 제작하기 때문에 원가가 높다”며 “2회 헤드 무상 교체(구입 후 1년 이내), 1회 샤프트 무상 교체 등 서비스를 고급화했다”고 설명했다. 뱅골프 본사에는 트랙맨 설비를 갖춘 스윙 분석실 3개가 마련돼 있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지금까지 사용하던 클럽과 스윙 특성을 분석해 개인별로 가장 알맞은 클럽을 제작한다”고 덧붙였다.

뱅골프는 지난해 드라이버와 우드에 이어 아이언으로까지 고반발 영역을 확대했다. 반발계수가 0.925에 달하는 아이언을 2~11번까지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것. 이 대표는 “기존 제품보다 비거리가 40야드가량 더 나간다”며 “스위트 스폿이 넓고 총 중량이 가벼워 스윙이 쉽고 부상 위험도 작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골프용품 유통과 클럽 개발에 30년간 몸담은 전문가다. 그는 “앞으로도 기술 연구와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골프 관련 종합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