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런던서 금2·은1·동3개 수확…"리우 목표는 메달 두 개 이상"

펜싱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에 포함됐다.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연마하던 검술이 화약총이라는 새 무기 등장으로 스포츠로 발전한 것이 오늘날의 펜싱이다.

서양의 종목인 만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선수들은 오랫동안 펜싱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등 유럽 선수들이 약 100년간 펜싱의 정상 자리를 지켰다.

아시아인 최초로 펜싱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는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플뢰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길  / 연합뉴스 DB
구본길 / 연합뉴스 DB
김영호는 한국 펜싱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국 펜싱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대표팀은 런던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런던 올림픽 이전까지 한국 펜싱이 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금·은·동메달 각각 1개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총 1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남자부는 플뢰레·에페·사브르 개인전과 플뢰레·에페 단체전, 여자부는 플뢰레·에페·사브르 개인전과 에페·사브르 단체전을 치른다.

한국이 강세인 남자 사브르, 여자 플뢰레 단체전은 로테이션에 따라 리우올림픽에서는 제외됐다.

조종형 펜싱 대표팀 총감독은 '메달 두 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다.

조 감독은 "색깔을 떠나 최소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따야 하지 않겠느냐"며 "5천만 국민과 함께 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가장 강한 두 종목이 빠져서 전략적으로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펜싱은 크게 플뢰레, 에페, 사브르로 나뉜다.

플뢰레는 몸통만 찌를 수 있지만, 에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부위를 찔러도 득점으로 연결된다.

사브르는 상대의 허리 위만 공격할 수 있다.

부위는 제한돼 있지만 베기가 가능해 박진감이 넘친다.

선수들의 도복과 검에 전기 판정기를 장착해 검과 유효 면이 닿으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득점을 계산한다.

한국은 17명의 선수로 리우올림픽 펜싱 국가대표팀을 꾸렸다.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메달을 바친 김지연(28·여), 남현희(35·여), 신아람(30·여), 정진선(32), 구본길(27), 김정환(33)은 이번에도 태극기를 가슴에 달았다.

남현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동메달)에 이어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올림픽에서 은메달, 동메달도 따보고 4위도 해봤다.

현재 가장 큰 숙제는 금메달"이라며 "주변에서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에서 주는 것이라고도 하던데, 아직 1위만 못해본 것이 아쉽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4년 전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구본길은 "단체전이 있을 때는 딸 수 있는 메달이 두 개였지만 이제는 하나로 줄어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심판 판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실력이 급상승하면서 국제대회에서 견제를 받는 일이 많아졌다.

신아람은 4년 전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전에서 심판의 결정적인 오심으로 패한 뒤 눈물을 쏟아내 많은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조 감독은 "주심이 실수 또는 고의로 오판을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자기 실력을 유지해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마지막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