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한 대회서 공동 3위…장타 휘두르며 경쟁력 입증

남은 홀은 한 게, 선두에 1타 뒤진 상황에서 박성현(23·넵스)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려 버디를 잡고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 가는 것이었다.

박성현은 홀까지 220야드를 남기고 17도 하이브리드 클럽을 꺼내 샷을 날렸지만 볼은 야속하게 그린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져 버렸다.

박성현이 처음 출전한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의 꿈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성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틴의 코르데바예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성현은 경기를 마친 뒤 "우승을 못해서 당연히 아쉽지만 이번 대회에서 내 전략대로 맞아 떨어졌다"며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18번홀(파5) 두 번째 샷에 대해서는 "티샷이 내가 원했던 곳에 떨어졌고 곧바로 그린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하이브리드 클럽이 약간 두껍게 맞으면서 클럽이 닫혀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박성현은 이번이 미국에서 치르는 네 번째 대회였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장타력은 미국 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261.2야드를 날려 비거리 부문 4위에 올랐다.

1위는 267.4야드를 친 저리나 필러(미국)였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는 "성현 언니는 내가 상상도 못할 거리로 볼을 날린다"고 감탄했다.

박성현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13위, KIA 클래식에서 공동 4위,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6위, US여자오픈에서 공동 3위라는 좋을 성적을 남겼다.

이제 LPGA 투어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성현은 "네 차례 밖에 출전하지 않았는데 내 실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박성현의 다음 해외 출전 대회는 7월 28일 개막하는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이다.

(샌마틴<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