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리우 간다
박태환(27·사진)이 다음달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한국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8일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지난 1일 국내 법원도 같은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대한체육회는 박태환을 올림픽 국가대표 엔트리에 포함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도핑 규정 위반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도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조영호 체육회 사무총장은 이날 “CAS로부터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자격이 있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며 “이사회에서 의결한 대로 박태환을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엔트리에 포함해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그는 FINA로부터 올해 3월2일까지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박태환은 지난 4월 열린 리우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4개 종목에 출전해 자격을 획득했다. 하지만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체육회 규정이 그를 가로막았다.

박태환 측은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주도면밀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지난 4월26일 CAS에 중재심판을 신청한 뒤 국내 상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했다.

일단 심리를 일시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체육회가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재확인하자 바로 CAS에 중재 심리를 시작해달라고 했다. 또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자 CAS에 “7월5일까지는 가결정 성격의 잠정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3일에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 ‘국가대표 선발규정 결격사유 부존재 확인 가처분 신청’을 했다. 재판부는 지난 1일 박태환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CAS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박태환의 리우행이 확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박태환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됐다. 박태환과 체육회 갈등을 계기로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도핑 규정 위반자 국가대표 선발 규정도 추후 개정될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