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구속이 140㎞ 초반…다저스 감독 "평균 142㎞ 나와야"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복귀 첫 관문인 '투구 수'를 넘어섰다.

다시 빅리그 투수로 자리 잡으려면 '구속'의 벽도 넘어서야 한다.

앤드루 프리드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사장은 4일(이하 한국시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빠르면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

그날 복귀가 어렵다면 올스타 휴식기가 끝난 뒤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수뇌부가 류현진의 복귀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류현진의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보름 안에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류현진은 2일 다저스 산하 상위 싱글 A팀인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 유니폼을 입고 스톡턴 포츠(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산하)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5피안타 2실점)을 소화했다.

투구 수는 84개였다.

구단이 정한 '복귀를 위한 투구 수'를 넘어섰다.

마지막 관건은 구속이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상황, 선발진 구성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류현진의 등판 시점을 고민하는 이유도 구속 때문이다.

2일 등판 때 현지 중계진은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시속 88마일(약 142㎞)'이라고 밝혔다.

구단이 측정한 구속은 시속 90마일(145㎞)로 알려졌다.

애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평균 구속을 더 높였으면 한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서는 직구 구속이 나와야 한다"며 "직구 평균 구속이 88마일(142㎞)까지 나와야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류현진의 복귀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입성한 2013년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6㎞(91마일)였다.

2014년에는 148㎞(92마일)로 직구 평균 구속을 끌어 올렸다.

류현진은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구속도 빅리그 평균 구속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국내에서보다 직구 구속을 올렸다.

KBO리그에서는 간간이 시속 150㎞대 직구를 던져도 승부가 됐지만, 힘 좋은 타자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는 거의 매 타자 전력투구를 해야 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힘든 건, 쉬어갈 타순이 없는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쉬어갈 타순이 없는 메이저리그에서, 140㎞대 초반 직구는 쉽게 공략당한다.

직구 구속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서지 못하면, 류현진의 장기인 서클 체인지업도 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수술을 받은 투수에게 '구속 회복'은 가장 힘겨운 싸움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길고 지루한 재활을 견디고, 빅리그 복귀를 준비한다.

하지만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