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촌이 번화가로…브라질, 올림픽발 경제 재건 '구슬땀'
‘2016 리우올림픽’ 개막이 52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서쪽 해변에 자리잡은 바하올림픽공원을 찾았다. 3개의 실내경기장이 나란히 붙어 있는 ‘카리오카아레나1~3’과 테니스코트 등이 모여 있는 곳이다.

유도 태권도 등 경기가 열리는 카리오카아레나2 경기장(사진)에 들어서니 ‘탕탕’ 하는 망치질 소리가 요란했다. 희뿌연 먼지를 뒤집어쓴 공사장 인부들이 경기장 좌석을 설치하고 벽면 마감재를 입히는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었다. 마리오 안드라다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은 “개막식이 열리는 오는 8월5일 전에 모든 공사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외곽에는 올림픽 선수단과 관광객을 맞기 위한 편의시설도 들어서고 있었다. 바하올림픽파크에서 북동쪽으로 2㎞ 떨어진 빈민촌 ‘신의 도시(City of God)’ 경계선을 따라 쇼핑몰과 고층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었다. 오랜 세월 가난과 범죄에 찌든 땅에도 햇살이 들었다. 브라질의 한 기자는 “40년간 무법천지였던 빈민촌이 단숨에 바뀌고 있다”며 “올림픽 개막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현지 기대감은 크지 않은 분위기였다.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8%를 기록했고 올해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올해 2월 브라질의 평균 실업률은 10.2%로 전년 동기보다 2.4%포인트 증가했다. 시내 대형 쇼핑몰인 ‘바하 스퀘어 쇼핑센터’와 ‘빌리지몰’에도 불황의 흔적이 엿보였다. 루이비통 발리 등 고급브랜드 매장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다. 브라질의 프리랜서 언론인 헤롤드 에머트 씨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했고 청년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며 “브라질은 혼란(chaos) 그 자체”라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남미 최초의 올림픽을 앞세워 혼란스러운 정국과 침체된 경제를 일거에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안드라다 대변인은 “경기장을 비롯한 올림픽 인프라에 1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도로 건물 등 올림픽이 남길 자산이 향후 국가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최대 악재로 손꼽히던 지카바이러스도 확실히 수그러들었다. 조직위에 따르면 6월 첫째주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 신규 감염자 보고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가 6월부터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지카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르셀루 파트리시우 리우올림픽 의료팀 단장은 “지카바이러스는 여름에 창궐하는 계절병”이라며 “겨울철이고 방역도 철저히 한 만큼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리우올림픽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조력자는 미국 제조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2005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글로벌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GE는 헬스케어 조명 장비를 지원하는 동시에 조직위에 올림픽 운영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GE는 경기장 조명 설비 구축을 비롯해 리우올림픽의 170여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리우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마라카낭경기장을 비롯한 전 경기장에 GE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설비 19만개를 설치했다. GE는 선수들의 부상을 빠르게 진단하고 경기력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경기장과 선수촌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헬스케어 장비도 공급했다.

크리스 카츌라레스 GE 올림픽마케팅 총괄 대표는 “리우데자네이루의 플라밍고 공원 등 공공지대 LED 조명설비를 무상으로 설치했다”며 “올림픽을 지원하는 사업 외에 현지에 500만달러 규모의 설비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