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선제 솔로·결승 3점포…시즌 9·10호 홈런
오승환, 강정호에 판정승…11번째 홀드
김현수·박병호는 무안타 침묵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선제 솔로 솔로포와 결승 3점 홈런을 연거푸 터트리며 메이저리그 입성 첫해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와 KBO리그 출신 한국인의 첫 메이저리그 맞대결에서 승자로 기록됐고 시즌 11번째 홀드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한국 선수들이 연일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이대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2개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3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이대호는 첫 타석부터 홈런을 폭발했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텍사스 왼손 선발 데릭 홀랜드의 시속 148㎞ 싱커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8일 만에 나온 시즌 9호 홈런이다.

이대호의 배트는 또 불을 뿜었다.

이대호는 1-1로 맞선 4회 무사 1, 2루에서 홀랜드의 시속 134㎞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중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5월 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 이후 37일 만에 터진 메이저리그 입성 후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이다.

이대호는 이 홈런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희섭, 추신수, 강정호, 박병호에 이어 5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그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한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이대호의 시즌 10호 홈런은 이날 경기 결승타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대호는 6회에는 삼진, 8회에는 투수 땅볼에 그쳤다.

이대호는 시즌 10번째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하며 시즌 타율 3할대(0.301, 103타수 31안타)에 재진입했다.

이날 시애틀은 4타점을 홀로 올린 이대호 덕에 7-5로 승리했다.

오승환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치른 피츠버그전에 3-2로 앞선 8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챙겼다.

하이라이트는 강정호와 맞대결이었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션 로드리게스를 내야 땅볼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다음 타자 앤드루 매커천에게는 슬라이더 2개를 연달아 던지다가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오승환의 4경기 연속 무피안타가 깨진 순간이다.

더불어 매커천의 안타로 이날 4번 타자인 강정호와 맞대결이 성사됐다.

오승환은 3번 타자 그레고리 폴랑코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2사 3루를 만든 뒤 강정호를 맞이했다.

초구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한 오승환은 2구 시속 151㎞ 빠른 공으로 파울을 만들어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강정호는 3구 시속 151㎞ 바깥쪽 직구를 파울로 걷어내며 버텼다.

오승환은 다시 시속 138㎞ 슬라이더를 던졌고, 강정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한 점 차 리드를 지킨 오승환은 시즌 11번째 홀드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을 1.60까지 낮췄다.

오승환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팀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웃지 못했다.

이날 5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타율은 0.284로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는 연장 12회초 대량 득점에 성공해 9-3으로 이겼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박병호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서 '너클볼러' 스티븐 라이트에게 처절하게 당하며 4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했다.

2회 첫 타석에서 보스턴 선발 라이트의 시속 126㎞짜리 너클볼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라이트는 4회 박병호에게 너클볼 3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박병호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며 고개를 저었다.

박병호는 6회 라이트와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쳤으나, 이번에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너클볼을 지켜보다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라이트는 이날 7⅓이닝(7피안타 1실점) 동안 삼진 6개를 잡았는데, 이 중 3개를 박병호에게서 빼앗았다.

박병호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보스턴 우완 불펜 맷 반스의 시속 135㎞ 커브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220에서 0.215(181타수 39안타)로 떨어졌다.

이날 미네소타는 1-8로 완패했다.

김현수는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김현수의 타율은 0.349로 떨어졌다.

볼티모어는 연장 10회말 에드윈 엔카르나시온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3-4로 져 최근 5연승을 마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이대호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