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리디아 고, 1타 뒤진 공동 3위…우승 경쟁 가세

명예의 전당 입회로 기쁜 날을 보낸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다.

박인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사할리 골프클럽(파71·6천624야드)에서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7개를 쏟아내 8타를 잃었다.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무난하게 출발했던 박인비는 중간합계 9오버파 151타를 적어내 하위권으로 밀렸다.

1라운드가 끝난 뒤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충족시켜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 입회식을 치렀던 박인비는 지난 3년간 우승했던 이 대회에서 3라운드 진출에 실패, 4년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컷 기준은 7오버파 149타였다.

디펜딩 챔피언이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한 것은 1977년 베티 버페인트(미국) 이후 39년 만이다.

올 시즌 허리 부상과 손가락 부상으로 고전하는 박인비는 이전 2개 대회에서는 1라운드를 치른 뒤 기권하기도 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인비는 전반에 2타를 잃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0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현지의 오전 날씨도 박인비를 괴롭혔다.

1번홀(파4)에서도 1타를 잃은 박인비는 3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는 듯했지만 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한 뒤 보기 4개를 더 적어내고 2라운드를 마쳤다.

박인비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반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후반들어 스윙의 리듬을 잃고 오른쪽으로 미스샷을 많이 날렸다"며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2013년 이후 다섯 번째 컷 탈락 위기에 몰린 박인비는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암운을 드리웠다.

박인비는 "부상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며 "상태가 나아지고 자신감을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 팀과 상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대회 개막 전 인터뷰에서 "올림픽 전까지 몸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올림픽 출전권을 다른 선수에게 양보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인비의 컷 탈락이 아쉬웠지만 이미림(26·NH투자증권)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샷을 날렸다.

이미림은 오후에 비까지 쏟아진 악조건 속에서 보기는 2개로 막고 버디 4개를 뽑아내 2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2언더파 140타를 친 이미림은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이미림은 2014년 마이어 클래식과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우승, LPGA 통산 2승을 기록한 선수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이미림은 6번홀(파5) 버디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8번홀(파4)에서 벙커와 러프를 오가다 2m가 안 되는 내리막 파퍼트를 놓쳐 1타를 잃었다.

9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그린 위에 올려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버디 퍼트가 빗나가 공동 선두로 2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헨더슨은 2타를 잃고 공동 선두(2언더파 140타)로 내려왔다.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도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리디아 고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중간합계 1언더파 141타로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과 김인경(28·한화)은 이븐파 142타로 공동 6위다.

이틀 동안 동반 플레이를 한 장하나(24·비씨카드)와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나란히 2오버파 144타를 쳐 공동 16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