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보기 2개로 2오버파 74타…하민송 7언더파 65타

휴식이 보약이 아니라 독이 됐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 박성현(23·넵스)이 한차례 대회를 쉬고 출전한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첫날 하위권으로 밀렸다.

박성현은 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파72·6천18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쳐 컷 통과가 발등의 불이 됐다.

이번 시즌 6차례 대회에 출전해 4승을 쓸어담은 박성현은 지난달 27일∼29일 치러진 E1 채리티오픈에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일주일 휴식 후 출전한 박성현은 티샷 불안에 발목이 잡혔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성현은 15번 홀까지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뽑아내 '역시 박성현'이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18번홀(파5)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날아가면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그린 주변에서 네번째샷을 칠 때 갤러리 사이에서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연달아 터진 바람에 의도했던 범프앤드런 샷이 그린을 가로질러 반대쪽 에이프런까지 굴러 가는 실수까지 나왔다.

더블보기로 홀아웃한 박성현은 기분이 상한 듯 1번홀(파4)에서 또 한 번 OB를 냈다.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밀린 티샷이 바람을 타고 OB 구역으로 사라졌다.

2타를 더 잃어 초반 버디 4개로 번 타수를 모조리 날린 박성현은 3∼5번홀 연속 보기를 쏟아내며 추락했다.

박성현은 7번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남은 홀이 너무 적었다.

작년에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지만,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허무한 역전패로 날린 아픔을 설욕하려던 박성현에게는 아쉬운 1라운드였다.

박성현은 "쉬면서 연습량이 조금 부족해 걱정했는데 초반에는 샷 감각이 너무 좋았다"면서 "OB 두개가 나온 뒤부터 샷이 흔들렸다"고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박성현은 "내일이 있으니까 아직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작년에 준우승하면서 하루에 많은 타수를 줄인 곳이라 내 방식대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현과 동반 플레이를 치른 장수연(22·롯데)도 버디는 1개 뿐이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에 그쳤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이정민(24·비씨카드)도 1오버파 73타를 쳐 타이틀 방어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6승을 합작한 상금랭킹 1위 박성현과 상금랭킹 2위 장수연이 나란히 부진에 빠진 가운데 지난해 생애 첫 우승을 일궜던 3년 차 하민송(20·롯데)이 7언더파 65타를 때려 순위표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하민송은 "올해 초반에 부진한 게 우승 이후 다소 마음이 느슨해진 탓"이라면서 "이번 대회도 욕심내지 않고 10위 이내에만 들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해 박성현에게 연장전 끝에 우승을 내줬던 김지현(25·한화)과 베테랑 윤슬아(30·파인테크닉스), 그리고 예선을 거쳐 출전한 박성원(23·금성침대) 등이 5언더파 67타로 선두권에 포진했다.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