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만년 2인자' 니코가 달라졌네!
‘유리 멘탈, 만년 2인자, 자동문….’

최고 시속 350㎞를 넘나드는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1(F1)에서 지난해까지 메르세데스AMG페트로나스팀 소속 드라이버인 니코 로스베르크(31·독일·사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였다. 올해 F1 데뷔 10년차인 그는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한 번도 월드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선두로 질주하다가도 막판 추월을 허용한 탓에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로스베르크가 올 들어 달라졌다. 지난 3월 올 시즌 첫 경기인 호주 멜버른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바레인 샤키르, 중국 상하이,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네 번의 경기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결승선 통과를 앞두고 흔들리던 모습이 사라졌고, 레이싱카를 조작하는 능력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2014년과 2015년 월드 챔피언이자 친구인 루이스 해밀턴(31·영국)은 물론 4년 연속 시즌 챔피언 기록을 보유한 스쿠데리아페라리팀의 제바스티안 페텔(29·독일), 맥라렌혼다팀의 ‘특급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35·스페인) 등 다른 선수들도 로스베르크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F1은 한 시즌 동안 21개 대회를 치르며 성적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가장 많은 점수를 쌓은 드라이버가 월드 챔피언이 된다. 로스베르크는 4전 전승으로 가장 먼저 100포인트 고지를 점령했다. 2위 해밀턴(57점) 점수의 두 배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무른 로스베르크의 헝그리 정신이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를 F1 드라이버로 키워낸 아버지 케케 로스베르크(68)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케케는 F1 드라이버 출신으로 1982년 월드 챔피언이다.

니코 로스베르크는 올해 생애 첫 F1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가능성은 그 어느 해보다 높다. 그가 우승하면 부자가 모두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도 쓰게 된다.

올 시즌 다섯 번째 대회는 14~1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서킷에서 열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