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2타차 2위…이수민 4위·안병훈 공동 5위

'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작년까지 34차례 치러졌지만 한 번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없다.

3차례 우승한 선수도 없다.

두 번 우승한 선수라야 고작 3명이다.

당대를 풍미한 최상호(61), 박남신(57), 그리고 김경태(30·신한금융)가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 트로피를 안았지만, 연속 우승은 못 해봤다.

해마다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데도 그렇다.

문경준(34·휴셈)이 대회 사상 첫 2연패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문경준은 6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파72·6천353m)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2라운드 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문경준은 대회 2연패의 디딤돌을 놨다.

전날 67타를 쳐 공동 선두에 나선 데 이어 2라운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문경준은 "사실 몸 상태도, 샷도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친 왼손목은 아직도 치료 중이고 염증이 생긴 왼쪽 허벅지는 테이핑했다.

몸이 좋지 않으니 샷도 썩 좋지 않다.

이날도 샷은 대부분 겨냥한 것보다 왼쪽으로 날아갔다.

이렇게 컨디션이 나쁜데도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린 비결을 문경준은 "조심스러운 플레이"라고 밝혔다.

문경준은 "남서울 골프장은 거리 부담이 없는 대신 그린이 빠르고 단단하다"면서 "섣불리 욕심을 부리거나 한번 실수를 잘못 수습하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으니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는 삼가게 되고 한번 실수가 나오면 무리해서 만회하려는 생각을 접는 소극적 태도가 오히려 약이 됐다.

왼쪽으로 쏠린 샷도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린을 놓쳐도 다음 샷은 오르막에 걸렸기 때문이다.

문경준은 "어렵고 까다로운 코스라서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도 "이런 곳에서 내가 어떻게 우승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면서 '조심조심 플레이'를 강조했다.

올해 일본, 중국, 한국에서 치른 5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한 문경준은 "지난해에는 최종 라운드에 늘 빨간 바지를 입었는데 올해는 입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문경준은 "두 달 뒤에 태어날 둘째 아들 태명이 '또승이'라 지어 부르고 있다"면서 "또 한번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문경준과 공동선두를 이뤘던 박상현(33·동아제약)은 2언더파 70타를 쳐 문경준에 2타 뒤진 2위를 달렸다.

4년 전부터 남서울 골프장을 홈 코스로 삼은 박상현은 "(볼이) 가지 말아야 할 곳과 가야 할 곳을 잘 아는 만큼 아무래도 유리하다"면서 "코스 특성을 보면 대회는 2라운드부터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상현은 "1등부터 15등까지는 모두 우승 후보"라고 덧붙였다.

유럽프로골프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해 주가를 올린 이수민(23·CJ오쇼핑)은 3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 139타로 4위로 3라운드를 기약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안병훈(25·CJ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랭킹이 높은 김경태는 3언더파 69타를 친 끝에 문경준에 5타차 공동5위(4언더파 140타)로 2라운드를 마감했다.

(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