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거포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4월에만 6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시즌 40홈런 페이스다. 이 추세를 이어가면 메이저리그 역대 아시아인 최다홈런 경신도 가능하다.

박병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타깃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6호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빅리그에 진출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던 홈런왕 출신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지에 대해선 현지에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그러나 박병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인터리그 내셔널리그 홈경기에서 결장하는 등 출전기회가 많지 않음에도 6홈런을 쳐내며 우려를 잠재웠다.

박병호의 홈런 기록을 시즌 전체로 환산하면 40홈런이 나온다. 한국인 최다 홈런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현재 기록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22홈런이다. 아시아인 최다 홈런 신기록도 세울 수 있다. 2004년 마쓰이 히데키(당시 뉴욕 양키스)의 31홈런이 현 기록이다.

물론 박병호에 대한 다른 구단의 분석이 강화되고 투수 견제가 심해지면 홈런 수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적응을 걱정했던 '시즌 초'를 무사히 넘긴 건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박병호의 홈런은 비거리 130m를 심심찮게 기록하며 '파워'를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빅리그는 아시아 선수들 중에선 타자보다는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타자 중에서도 일본의 이치로 스즈키처럼 힘보다는 정확성을 앞세운 교타형 타자가 많았다. 박병호가 마쓰이의 기록까지 넘어선다면 힘에선 아시아 타자가 떨어진다는 메이저리그의 시각까지 바꿔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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