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새가슴이래?"…이수민, 이글쇼로 유럽투어 첫 승
2월 열린 메이뱅크챔프서 단독선두 달리다 더블보기
"다시는 안 무너질 것" 다짐
4R서 3위로 추락했다 역전…내년 유럽투어 '풀시드' 챙겨
○‘와이어 투 와이어’로 아쉬움 씻어
이수민은 25일 중국 선전 젠존GC(파72·7145야드)에서 열린 EPGA 선전인터내셔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범했지만 이글 1개, 버디 3개를 뽑아내며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6언더파를 친 이수민은 마지막까지 추격전을 펼친 우스트 루이텐(네덜란드), 브랜든 스톤(남아공)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한국 선수가 EPGA 대회를 제패한 것은 지난해 5월 안병훈(25·CJ)이 BMWPGA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우승 상금은 41만2353유로(약 5억3000만원). 지난해 그가 KPGA에서 따낸 총상금(2억7870만원)의 두 배에 달하는 돈을 한꺼번에 벌어들였다. 2년간 유럽 무대 출전권도 함께 거머쥐었다.
이수민은 대회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컵을 들어올려 첫 승의 의미를 더했다. 천둥번개와 안개 등 악천후로 경기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이수민은 잘 견뎌냈다. 3라운드 16번홀까지는 그랬다. 보기 이상을 한 개도 내주지 않고 버디 17개를 뽑아냈다. 2위권과의 격차도 5타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17번홀에서 세컨드 샷으로 2온을 시도하다 해저드에 공이 빠지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범하면서 흔들렸다. 두 달 전 메이뱅크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의 악몽이 재연되는 듯했다.
3타 차 선두로 시작한 마지막 4라운드는 더 긴장한 듯했다. 첫 홀부터 보기였다. 7번홀에서는 급기야 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단독선두였던 순위가 3위로 미끄러졌다. 샷이 엉키기 시작할 무렵 경기가 다시 중단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3시간가량 쉰 덕에 후반 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아내며 공동선두를 탈환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14번홀부터 시작한 4라운드 잔여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16번홀(파3) 버디에 이어 17번홀(파5)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이글을 잡아냈다.
○리우올림픽 출전 경쟁 다시 ‘요동’
이수민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대표를 지낸 아마추어 강자다. 2013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KPGA 투어 군산CC오픈을 제패한 뒤 이듬해는 프로 자격으로 같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EPGA는 여섯 번 도전한 끝에 정복했다. 지난해 10월 홍콩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첫 도전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메이뱅크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날 더블 보기 2개를 쏟아내며 다 잡았던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번 우승으로 128위인 이수민의 세계 랭킹은 75위로 껑충 뛰었다. 최경주(46·SK텔레콤) 안병훈 김경태(40·신한금융그룹) 등 선배들과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현재 세계 랭킹은 안병훈이 31위로 가장 높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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