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 때문에 접은 야구의 꿈, 경찰 야구단에서 다시 꿔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야구선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꿈을 포기하기 직전에 종암 아자아자야구단이 제게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서울 숭곡중 3학년인 신모 군은 21일 서울 구의동 구의야구공원에서 열린 ‘2016 서울경찰 청소년 야구단 리그’ 개막식에서 “야구단에 들어와 마음껏 운동할 수 있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군은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야구단에서 프로 출신 코치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동대문·성동·광진·종암·관악·양천·송파·수서 등 서울시내 경찰서 8곳의 청소년 야구단에 속한 중학생 선수 209명과 이들의 멘토를 맡고 있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코치진 등 300여명이 이날 개막식(사진)에 모였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 최익성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 박문서 한국청소년육성회 총재 및 교사와 학부모 등도 참석했다.

이 야구단 선수들은 다소 특별하다. 209명 중 90명이 게임중독 학교폭력 등을 겪은 ‘위기 청소년’이거나 다문화·탈북·빈곤가정 청소년이다.

이상원 서울청장은 인사말에서 “그라운드에서 땀 흘리며 함께 쌓은 우정이 이들의 성장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잘 참고 이겨내는 보람찬 청소년기를 보내달라”고 선수들을 격려한 뒤 직접 시구했다. 구단들은 오는 10월까지 주말을 이용해 각 10경기를 치러 상위 4개팀을 뽑고, 포스트 시즌을 거쳐 우승팀을 가린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