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명물 '맥주보이' 사라지나
야구장 관중석을 오가며 시원한 생맥주를 배달해 명물로 자리 잡은 일명 ‘맥주보이’가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야구장에서 맥주의 이동식 판매를 금지하기로 하고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KBO는 맥주보이가 활동하는 잠실, 수원, 대구, 부산 등을 연고지로 하는 구단에 이런 방침을 전했다. 국세청과 식약처는 맥주보이가 허가된 장소에서만 주류를 판매해야 하는 주세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주세법은 ‘영업장 내에서 마시는 고객’에게만 술을 팔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분별한 음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 또한 맥주보이를 규제하는 근거가 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주류를 판매할 때는 청소년의 나이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동식 판매원은 나이 확인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훨씬 더 오랜 야구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과 일본에선 맥주보이가 야구장 문화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고, ‘치맥(치킨과 맥주)’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발전한 점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