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페사로 월드컵 곤봉·리본 은메달
나란히 18.550점…월드컵 3개 대회 연속 메달 행진
후프는 6위, 볼은 4위


손연재(22·연세대)가 세계적인 선수들이 총출동해 '미리 보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다름없는 페사로 월드컵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자신감을 쌓았다.

손연재는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페사로의 아드리아틱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마지막 날, 종목별 결선 곤봉과 리본에서 나란히 18.550점을 획득하며 두 종목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곤봉 금메달은 마르가리타 마문(19.100점·러시아), 리본 금메달은 간나 리자트디노바(18.600점·우크라이나)가 차지했다.

손연재는 리본에서 러시아의 '신예' 디나 아베리나와 동점을 기록하며 공동 은메달을 기록했다.

종목별 결선에는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빛나는 러시아의 세계 최강자 야나 쿠드랍체바가 불참했다.

부상 탓에 이번 대회가 올 시즌 첫 국제대회 출전이었던 쿠드랍체바는 개인종합에서 76.450점으로 정상에 오른 뒤 부상 악화를 염려해 종목별 결선은 기권했다.

비록 쿠드랍체바가 빠지긴 했으나 손연재는 세계 최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값진 은메달을 2개나 따내며 다가올 리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다는 대회 마지막 날, 그것도 가장 마지막 두 종목인 곤봉과 리본에서 실수 없이 고득점에 성공했다는 것은 손연재가 지난겨울 얼마나 체력을 탄탄하게 쌓았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손연재는 곤봉에서 마지막 9번째 연기자로 포디엄에 등장했다.

손연재는 테리 스나이더의 '오예 네그라(Oye Negra)'에 맞춰 깜찍한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동작까지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곤봉을 불끈 쥐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곤봉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손연재는 이후 자신이 가장 공들여 준비한 리본에서 탱고 음악인 '리베르탱고'을 배경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쳐보이고 또 한 번 18.550점을 획득했다.

앞선 개인종합에서 73.900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고도 4위에 그치며 아깝게 메달을 놓친 손연재는 종목별 결선 곤봉과 리본에서 그 아쉬움을 만회하며 올 시즌 3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다.

손연재는 앞선 에스포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은메달에 이어 종목별 결선에서 볼 금메달, 리본 은메달, 후프 동메달을 따냈다.

이후 리스본 월드컵에서도 볼과 곤봉에서 각각 은메달, 후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이번 대회는 손연재의 상승세보다는 리자트디노바의 안정감이 더욱 돋보였다.

리자트디노바는 개인종합에서 종목별로 18.6~18.7점대를 찍으며 동메달을 차지하더니 이번 종목별 결선에서도 곤봉(16.200점)에서만 삐걱거렸을 뿐 후프 18.650점, 볼 18.650점, 리본 18.600점 등 손연재보다 한 계단 높은 점수대를 기록했다.

손연재가 올림픽에서 리자트디노바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려면 점수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는 오는 5일 귀국해 9일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손연재는 5월 1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다음 월드컵까지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손연재는 앞선 후프에서 6위, 볼에서는 4위에 그쳤다.

프랑스 영화 팡팡 OST 중 '왈츠(Valse)'에 맞춰 후프 연기를 시작한 손연재는 초반 후프를 손에서 놓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손연재는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침착하게 연기를 마쳤지만 점수는 17.800점에 그쳤다.

손연재는 이어진 볼에서는 '대부'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한 '팔라 피우 피아노(Parla Piu Piano)'에 맞춰 앞선 후프의 실수를 만회하는 유려한 연기를 펼쳤다.

다만 실시 부문에서 약간의 감점 요인이 발생한 손연재는 예선(18.500점) 때보다 낮은 18.450점을 얻었다.

손연재는 나란히 18.500점으로 공동 은메달을 차지한 아베리나-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에게 0.050점 차로 뒤져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