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우승에 도전하겠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니 엉망이 되더라고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LPGA투어 최다 언더파 타이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던 김세영(23·미래에셋)은 오는 1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김세영은 작년 이 대회에서 2, 3라운드 연속 선두를 달렸다.

한달 전 신인으로서 LPGA투어 첫 우승을 거뒀던 김세영은 메이저 왕관마저 차지할 기세였지만 4라운드에서 부진 끝에 4위로 밀리고 말았다.

이후 2승을 더 보태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1년을 보냈지만 ANA 인스퍼레이션만 생각하면 입맛이 쓰다.

대회 개막 이틀을 앞둔 30일 김세영은 하지만 늘 그렇듯 명랑하고 쾌활했다.

김세영은 "작년 실수를 계속 마음에 담아두면 나만 손해죠"라면서 "올해 더 잘해서 우승하면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실패를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태도다.

대회가 열리는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는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전장이 길고 그린이 단단한 이곳에서는 장타와 탄도 높은 강력한 아이언샷을 구사해야 버디 기회를 잡는다.

작년 우승자 브리타니 린시컴, 재작년 우승자 렉시 톰프슨(이상 미국) 모두 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다.

김세영도 장타력은 투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김세영은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직전 대회 기아 클래식에서 '예방 주사'도 맞았다.

1, 2라운드 합계 2오버파로 부진해 하마터면 컷 탈락할 뻔했다.

컷을 턱걸이로 통과한 김세영은 그러나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데 이어 최종 라운드에서는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공동2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세영은 "우승하고 나서 많이 들떴다"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 상태에서 1, 2라운드를 치르니 엉망이 됐다"고 깔깔 웃었다.

"우승 파티도 떠들썩하게 치르고 나니 흥분이 좀 가라앉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그런 흥분을 가라앉히는 법을 이번에 단단히 배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랜초미라지<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