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 인스퍼레이션 개최지에 캠프…몸 상태는 80% 회복

뜻하지 않은 사고로 허리를 다친 바람에 한달 가까이 대회를 쉰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를 겨냥해 미국 현지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다.

전인지는 지난 22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연습을 시작했다.

미션힐스 골프장은 오는 4월1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리는 곳이다.

미션힐스 골프장을 끼고 있는 주택단지에 미리 빌려 놓은 집에 입주한 전인지는 하루 1시간가량 샷 연습과 함께 쇼트게임, 퍼팅 연습 등으로 샷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전인지는 국내 연습장에서 지난 19일부터 사흘 동안 볼을 쳐본 결과 몸 상태가 본격적인 샷 연습을 할 만큼 회복됐다고 보고 미국행을 결정했다.

날씨가 따뜻한 곳에서 하는 연습이 몸에 무리가 덜 가는데다 시차와 현지 기후 적응도 일찌감치 해놓겠다는 생각에서다.

전인지는 지난 1일 HSBC 위민스챔피언스에 출전하러 가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동료 선수 부친이 놓친 가방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쳤고 HSBC 챔피언스와 JTBC파운더스컵, 기아클래식 등 3개 대회를 기권하고 국내에 머물면서 치료를 받아왔다.

부상 회복이 먼저라 골프채는 거의 손에서 놓았던 터였다.

침술 요법과 주사 요법을 병행하면서 치료를 받은 전인지는 부상 부위 염증이 가라앉고 통증이 사라지자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

현재 몸 상태는 80% 이상 회복했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발가락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걱정했지만 지금은 나아졌다.

하지만 한달 가까이 골프채를 놓은 탓에 스윙이 다소 흐트러진 데다 감각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다.

전인지의 목표는 ANA 인스퍼레이션 개막 전까지 최대한 컨디션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ANA 인스퍼레이션 개막까지 일주일가량 남아 있어 샷 감각 회복과 실전 훈련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인지가 부상 후 복귀 무대로 정한 ANA 인스퍼레이션은 전인지와 인연이 적지 않아 미국 진출 때부터 염두에 뒀던 대회다.

작년 6월 US여자오픈을 제패해 L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낸 전인지는 사실 두달 앞서 열렸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린에서 타수를 다 까먹어 첫 우승의 기회를 날렸다.

이때 겪은 퍼팅 난조를 계기로 퍼팅 교정에 나선 전인지는 이후 US여자오픈 우승과 일본 메이저대회 2승, 그리고 국내 무대 최강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전인지의 뇌리에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다시 한 번 우승 경쟁을 벌이겠다는 다짐이 자리 잡았다.

지난해 미국 무대 진출을 확정하고 겨울 훈련을 시작한 곳도 ANA 인스퍼레이션 개최지 미션힐스 골프장이었다.

전지훈련지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였지만 이곳에 먼저 들러서 라운드도 해보고 그린과 벙커도 실컷 경험해봤다.

불의의 부상으로 신인왕 레이스와 올림픽 티켓 경쟁에서 한걸음 뒤처진 전인지는 포인트 배점이 큰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추격에 시동을 건다는 복안이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