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시애틀 매리너스 1루수 경쟁에서 첫 번째 탈락자가 나왔다.

시애틀은 14일(이하 한국시간) 가비 산체스(33)를 방출했다.

이대호(34)에게는 호재다.

이대호와 산체스는 '같은 신분'이었다.

둘은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합류해 '우타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산체스가 먼저 전열에서 이탈했다.

산체스는 시범경기에서 16타수 4안타(타율 0.250)를 기록했다.

홈런 등 장타를 치지 못했고 결국 방출의 철퇴를 맞았다.

이대호는 14일까지 15타수 4안타(타율 0.267)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산체스가 방출돼 이대호에게는 더 많은 타격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시애틀은 좌타자 애덤 린드를 주전 1루수로 낙점하고, 추가로 우타 1루수 요원을 찾고 있다.

남은 경쟁자는 이대호와 헤수스 몬테로, 스테판 로메로 등 3명이다.

이중 로메로는 주 포지션이 우익수다.

이대호가 더 신경 써야 하는 경쟁자는 몬테로다.

시애틀이 몬테로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려면 방출 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수순을 밟아야 한다.

몬테로가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하면, 다른 구단이 영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대호는 옵트 아웃 조항으로 안전장치를 했다.

시애틀로서는 이대호와 몬테로 중 한 명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택은 구단의 몫이다.

이대호는 스프링캠프 성적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몬테로는 14일 현재 시범경기 타율 0.227(22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아직 기록하지 못했고, 2루타 한 개를 쳤다.

성적에서는 이대호가 몬테로에 앞서 있다.

'같은 성적'이라면 이대호가 불리하다.

시애틀은 한때 메이저리그 유망주로 꼽히던 몬테로를 영입하고자 강속구 투수 마이클 피네다를 트레이드 상대로 내놓은 정도로 공을 들였다.

몬테로가 이대호보다 7살이나 어리다는 점도, 이대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대호는 '불리한 상황'을 각오하고 시애틀과 계약했다.

그리고 경쟁자 한 명을 제쳤다.

안정된 일본 생활을 뒤로 하고 도전을 택한 이대호가 더 큰 희망을 품고 시범경기에 나선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