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장 점점 커져…전문가들 "장기적인 투자 필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정작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주요국 사이에서 상당히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연구에 장기간 투자해온 일본에 뒤처지는 것은 물론 중국에 비해서도 불과 4개월 앞서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에 서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韓 인공지능 기술, 일본에 1.1년 뒤지고 중국에 고작 0.3년 앞서

인공지능 분야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 틈바구니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2014년도 ICT 기술수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기술 상대수준은 75.0(미국=100 기준)으로 일본(89.3)에 한참 뒤처졌다.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71.9로 뒤를 바짝 쫓았다.

격차 기간을 따지면 한국은 미국의 기술 수준보다 2년 뒤지고 일본보다는 1.1년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비해서는 0.3년 앞섰다.

중국이 최근 인공지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숨에 뒤집힐 수 있는 시차에 불과하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계학습 등 분야에서 인력과 기술이 절대 열세인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선진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격차가 2.6년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4.6년 정도 차이가 난다"며 "현실적으로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日, 대입시험 치르는 로봇 개발 매진…中, 사투리도 알아듣는 음성 인식

일본은 과거부터 애완용 로봇부터 인간형 로봇까지 생물과 가장 비슷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쿄대 입시에 도전하는 로봇 개발 프로젝트다.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는 2011년부터 도쿄대 합격을 목표로 '도로봇 군'이라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까지 일본 고등학생들이 치르는 영어, 국어, 수학, 사회 등 대입 시험을 보고 일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도쿄대에 합격할 만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최종 목표다.

도로봇 군은 이미 2014년 모의시험에서 900점 만점에 386점을 받았다.

도쿄대 합격은 어렵지만 사립대 합격은 가능한 수준이다.

중국은 투자 규모 면에서 이미 한국을 한참 앞질러 나갔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百度)는 2014년 로봇공학과 기계 학습 분야의 전문가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를 영입했으며, 3억 달러(약 3천582억 원)를 들여 인공지능연구소를 세웠다.

바이두가 가장 뛰어난 분야는 음성인식 인공지능이다.

식당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 음성인식 오류 비율을 비교한 결과 애플은 43.6%, 마이크로소프트는 36.12%, 구글은 30.47%에 달했지만, 바이두의 오류 비율은 19.06%에 불과했다.

지역마다 방언이 다양한 중국의 언어를 인식하기 위해 정확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개발에 힘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쑥쑥 크는 인공지능 시장…"알파고 충격이 오히려 기회" 장기 투자 필요

인공지능 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IDC는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15년 기준 1천270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1천6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맥킨지는 인공지능이 지식노동을 대체하면서 생기는 파급효과가 2025년 기준으로 연간 최대 6조7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국이 인공지능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기술 격차가 벌어졌다고 생각한 순간에 온 국민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충격을 받은 것이 기회"라며 "격차가 더 벌어지면 따라잡기 힘드니 서둘러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5∼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공지능 분야 연구진도 많고 투자도 이뤄졌는데 그사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투자가 지속되지 않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인공지능 알고리즘 연구는 30년 이상 오래 투자해야 결과가 나온다"며 "알파고 이슈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확 몰렸다가 떠나지 않아야 하며 장기적으로 기초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