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국에서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
묘수로 꼽힌 78수는 "그 장면에서 그 수 밖에 없었다"


이세돌(33) 9단이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에서 3연패 뒤 첫승을 거두고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말했다.

이세돌은 13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감사하다.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 받은 건 처음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이번 대국 전 5-0이나 4-1 승부를 예상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제가 가령 3-1로 앞서다 한 판을 졌다면 아프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3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 없다"면서 "많은 격려 덕분에 한판이라도 이긴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세돌과의 일문일답.

--의도대로 풀렸나.

알파고의 실수로 얻은 승리인가
▲알파고가 노출시킨 약점은 2가지다.

기본적으로 백보다 흑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또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왔을 때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수를 뒀다.

생각하지 못했을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4차례 대국으로 알파고와의 정보비대칭은 극복됐나.

▲물론 알파고에 대해 처음부터 어느 정도 정보가 있었다면 수월했겠지만 기본적으로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3연패를 당하고 정신적 충격은 없었나.

▲충격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씀 못드린다.

그러나 대국을 중단시킬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즐겁게 바둑을 뒀기 때문에 내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한판 이겨서 그런 것도 많이 날아갔다.

--부담감을 덜었는지. 5국 승부에 자신있나
▲이번에 백으로 이겼기 때문에 마지막에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

흑으로 이기는 게 더 값어치가 있어서 해보고 싶다.

돌갈이 얘기가 나왔는데 이미 제가 백으로 이겼으니 제가 흑으로 한 번 해보겠다.

--중반 78번 '묘수'에 대한 소감은
▲대국에서 쉽게 수가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이번에 또 지는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 장면에서는 그 수밖에 없었다.

다른 수는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었던 수인데 칭찬받아 어리둥절하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