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실력 향상되다니 충격…새로운 정석 나올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자 일본 바둑계는 충격적인 일이지만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바둑 일인자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은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의 능력을 초월했는지에 관해 "넘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나 자신도 이 9단이 5연패 한다면 그렇게 판단하겠다"고 아사히(朝日)신문에 밝혔다.

이야마 9단은 "바둑의 오랜 역사에서 어쩌면 최고라고 할 정도의 기사를 상대로 대결해 이긴 횟수가 더 많아졌다. 이렇게 빨리 이 정도의 실력으로 둘 수 있게 되다니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실수가 적고 인간과 달리 흐름이나 형세에 그리 좌우되지 않는다며 "대국관, 형세 판단이라는 부분이 인간과는 다르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번 대결로 바둑 기사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바둑 소프트웨어 젠(Zen)을 개발한 팀의 대표인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는 "기사의 협력이 없으면 소프트웨어가 강해지지 않는다. 적이 아니라 라이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둑 소프트웨어에 밝은 고사쿠 노보리(古作登) 오사카(大阪)상업대 오락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종래의 상식에 사로잡힌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수를 소프트웨어가 내보인다면 그 수를 참고로 새로운 정석(定石)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야마 9단은 이번 대결이 "바둑에 대한 인간의 접근 방식을 한층 심화할 계기가 될지 모른다"며 "이 9단이 괴로운 입장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은 두 대국에서 이길지가 매우 주목된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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