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1루 대수비로 투입돼 쐐기 타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순조롭게 적응 중인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 첫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작성했다.

그러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메이저리그 첫 안타 사냥에 또 실패했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교체 출전해 승리에 쐐기를 박는 타점을 올리며 빅리그 진입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박병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츄리링크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쳐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4번 자리를 꿰찬 박병호는 멀티히트까지 작성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첫 4경기에서 6번으로, 전날에는 5번 타순에 배치됐다.

전날까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쳐내며 한국인 거포의 위력을 한껏 드러낸 박병호는 이날은 정교한 타격 솜씨까지 갖췄음을 입증했다.

스플릿 스쿼드로 나선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박병호는 이번 시범경기 타율을 0.231에서 0.313(16타수 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1회말 2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병호는 1-1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제이크 톰슨을 상대로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이때 3루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박병호는 2루까지 밟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에디 로사리오의 투수 직선타 때 귀루하지 못하고 2루에서 아웃됐다.

박병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이번 시범경기 첫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박병호는 1-3으로 끌려가던 6회말 2사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낸 뒤 대주자 오스왈도 아르시아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김현수의 무안타 행진은 7경기 21타수로 늘었다.

김현수는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의 브라이트 하우스 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하루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추스른 김현수는 스무고개를 넘겨서도 해답을 찾지 못했으나 세 타석 모두 타구의 질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첫 타석과 세 번째 타석에서 모두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까지 끈질긴 승부를 이어가며 조금씩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로서는 첫 타석이 아쉬웠다.

김현수는 0-3으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스플릿 스쿼드로 나선 필라델피아의 선발 투수 알렉 애셔를 맞았다.

김현수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애셔의 바깥쪽 코스에 낮게 들어오는 91마일(약 146㎞)짜리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쳤으나 좌익수가 뒷걸음질치며 워닝트랙에서 타구를 잡아냈다.

김현수는 2-3으로 추격한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 깊숙한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1루수 대린 러프가 백핸드 캐치로 건져내 1루에서 아웃됐다.

김현수는 2-6으로 점수 차가 다시 벌어진 7회초 역시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세베리노 곤살레스와 2볼 2스트라이크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김현수는 이어 곤살레스의 87마일(약 140㎞)짜리 공을 공략했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김현수는 8회말 수비 때 L.J. 호스와 교체됐다.

이대호는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7회 수비부터 1루수로 투입돼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대신 호수비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대호는 2경기 만에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게다가 시범경기에서 이날까지 5경기 연속 출전해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이날까지 이대호의 시범경기 타율은 0.375(8타수 3안타)로 뛰었다.

아울러 2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시애틀은 이날 헤수스 몬테로를 1루수, 가비 산체스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몬테로와 교체돼 6번 타순에 배치된 이대호는 시애틀이 5-4로 앞선 8회말 1사 2루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오른손 투수 브룩스 파운더스와 맞선 이대호는 초구 91마일(약 146㎞)의 빠른볼에 파울 타구을 쳐냈다.

이어 0볼-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86마일(약 138㎞)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대호의 안타에 2루 주자 에드 루카스는 홈을 밟았다.

4-4로 동점을 허용하고 맞은 8회 루카스의 2루타로 다시 리드한 시애틀은 이대호의 적시타 덕에 한 발짝 더 달아났다.

이대호는 이후 후속 타자의 내야 땅볼과 상대의 폭투, 수비실책으로 한 베이스씩 차례로 나아가 결국 추가 득점까지 했다.

추신수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처음 1번 타자로 처음 출전해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다.

추신수는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원정경기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2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를 기록했다.

추신수의 시범경기 타율은 0.333에서 0.273(11타수 3안타)으로 떨어졌다.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은 대수비로 투입돼 3경기 연속 출루했다.

최지만 역시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시범경기에서 팀이 8-5로 앞선 6회에 1루 대수비로 출전했다.

전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려 시범경기 첫 홈런을 기록한 최지만은 이날은 2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를 얻는 데 그쳤다.

메이저리그 입성을 기다리는 최지만은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이날까지 시범경기에서 8경기 연속 출전했다.

이날 비록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출루는 3경기째 이어졌다.

시범경기 타율은 0.235에서 0.211(19타수 4안타)로 낮아졌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신창용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