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는 연습량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주창한 ‘1만 시간의 법칙’을 최소한 몇 배는 넘어선 이들이 프로다. 그중에서도 투어 우승을 한 번 이상 경험한 챔프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고수 중의 고수다. 움직이는 교과서 ‘K골프’ 스타들의 비결을 들여다봤다.

박인비 “섬세하게 관찰하라”

‘골프 여제’박인비
‘골프 여제’박인비
온몸의 감각을 최대한 예민하게 살리기 위해 볼에는 퍼팅라인을 긋지 않는다. 집중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얘기다.

대신 발바닥에서부터 온몸으로 그린 경사도와 굴곡을 섬세하게 느끼려 노력한다. 응급처치법도 있다.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시선으로 퍼터 헤드를 따라가는 방식이다.

스트로크 속도와 궤도를 눈으로 찬찬히 관찰하면 흐트러졌던 퍼팅 감각이 되살아난다는 설명이다. 다만 머리는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전인지 “공은 일정한 위치에”

 ‘슈퍼 루키’전인지
‘슈퍼 루키’전인지
리듬감이 가장 중요하다. 리듬이 일정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동작이 생기고 스윙에 힘이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평소 연습할 때 드라이버부터 퍼팅까지 한 가지 리듬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공을 일정한 위치에 놓는 것도 중요하다. 아마추어들은 토핑이나 뒤땅이 무서워 공을 지나치게 오른쪽이나 왼쪽에 두는 경향이 있는데, 왼발과 왼쪽 귀 사이에 일정하게 둬야 안정적인 샷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조윤지 “최대한 간결하게 스윙”

 ‘버디 퀸’조윤지
‘버디 퀸’조윤지
정확한 아이언샷을 하려면 4번을 치든, 웨지를 치든 모든 아이언의 스윙 크기가 일정해야 한다. 웨지를 잡더라도 피니시를 한다. 또 스윙 크기로 거리를 조절하기보다 속도에 따라 거리를 조절하는 게 좋다.

스윙 궤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최대한 간결하게 스윙 자세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김민선 “체중이동 의식 말아야”

‘장타 여왕’김민선
‘장타 여왕’김민선
임팩트 순간에도 오른발을 지면에 거의 붙인다. 왼쪽 다리로 벽을 세우고 오른발을 지면에서 떼면서 체중이동을 하는 대부분의 프로 선수와 다르다. 체중이동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오히려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회전운동 감각을 느끼면 체중이동은 알아서 된다는 것이다. 하체는 최대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박성현 “하프 스윙하듯이”

‘남 달라’박성현
‘남 달라’박성현
박성현은 아이언샷을 할 때 짧게 잡고 풀스윙을 하지 않는다. 비거리가 아닌 방향성 중심의 샷을 좋아한다. 하프 스윙은 임팩트를 개선해주는 효과도 있다. 어깨 회전이나 골반 턴 등 어려운 기술엔 집착하지 않는 게 좋다. 그는 “손이나 팔로 치더라도 임팩트 느낌을 먼저 찾은 뒤 풀 스윙으로 넘어가라”고 조언한다.


김경태 “공을 굴리듯”

‘쇼트 게임 달인’김경태
‘쇼트 게임 달인’김경태
‘쇼트게임의 달인’인 그의 스크램블링 확률은 89.1%에 달했다. 그린을 놓쳐도 어프로치로 파 이상을 잡는 능력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손목이다. 어프로치 샷에는 굴리기가 효과적인데, 이를 실수 없이 하려면 손목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목을 쓰면 뒤땅이나 토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태희 “움직임 작게하라”

‘훈남’이태희
‘훈남’이태희
비거리만 포기해도 골프가 쉬워진다. ‘안정적으로 멀리 치기’는 프로들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는 아마추어들은 어쩌다 장타가 나올 순 있어도 안정적인 장타에는 이르기 힘들다. 적정한 타협이 그래서 필요하다. 움직임을 작게 하면서도 비거리를 내는 요령은 하체를 단단히 잡아주는 것이다. 그는 “왼쪽 무릎이 앞으로 나오면 상체 꼬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체중이동이 안돼 비거리가 줄어든다”고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