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중인 러시아 출신의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29)의 도핑(금지약물 복용)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심장 문제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약물을 복용해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린 시절 샤라포바를 가르친 미국인 테니스 코치 제프 타란고는 9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Sky news) 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타란고는 "그녀의 심장은 15~20분 이상 경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강하지 못했다.

그 정도 경기를 하고는 한참 동안 쉬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16~18세의 여자 테니스 선수에게 큰 부하를 견디는 것은 아주 힘든 과제"라면서 "심장을 강하게 하는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120도(화씨. 섭씨 49도) 정도의 (체감) 온도에서 경기를 하다 사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랜드슬램을 5번이나 달성한 테니스 여제 샤라포바(세계랭킹 7위)는 7일(미국 서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올해 1월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당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회견에서 “지난 10년간 주치의로부터 ‘밀드로네이트’(mildronate)라는 약물을 처방받아 먹었고 며칠 전 국제테니스연맹(ITF)의 공지문을 보고서야 이 약이 멜도니움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샤라포바는 호주오픈에서 천적인 세리나 윌리엄스에게 패한 지난 1월 26일 도핑테스트를 받았고,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는 지난 2일 샤라포바에게서 멜도니움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멜도니움은 훈련 때는 신체 과부하를 견디고 시합 때는 심리신경적 과부하를 견디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라포바는 “지난 10년간 먹었던 약은 반도핑기구가 금지한 약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1월 1일부터 멜도니움이 금지약물이 됐고,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다.

ITF는 이달 12일부터 도핑 조사가 끝날 때까지 샤라포바의 선수 자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샤라포바가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금지 약물을 복용한 데 대한 처벌을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