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두 나선 매킬로이, '용감한 실험' 결실 맺을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잇따른 ‘실험’이 골프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WGC캐딜락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는 그는 대회 직전 퍼팅 그립을 ‘역그립’으로 바꾼 데 이어 6일(한국시간) 열린 3라운드에서는 경기 도중 드라이버의 로프트각(헤드 페이스가 지면과 이루는 각도)까지 바꿔 샷을 했다.

세계랭킹 3위 매킬로이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랄의 블루몬스터 TPC(파72·7543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냈다. 중간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2위 그룹인 애덤 스콧(호주)과 더스틴 존슨(미국)을 3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에서 1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역그립의 효과는 이때까지만 해도 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2라운드 7언더파, 3라운드 4언더파 등으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났다. 긴 거리 퍼팅의 거리감은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2~5m 이내의 짧은 퍼팅이 좋아졌다. 퍼팅 스트로크가 타수를 줄이는 데 기여한 수치인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이 1라운드 -1.70에서 3라운드 +1.68로 개선됐다. 이 수치는 플러스일수록 퍼팅력이 좋아진 것을 뜻한다. 아이언이나 웨지로 홀컵에 공을 잘 붙여 쉽게 퍼팅에 성공한 부분을 뺀 순수 퍼팅 능력을 나타낸다.

그는 3라운드 후반 홀에서는 티샷 직전 드라이버의 로프트각을 바꿨다. 최근 개발된 드라이버에는 대개 로프트각을 낮추거나 높일 수 있는 장치가 달려 있다. 탄도의 높낮이 선택이 편리하다. 하지만 연습 라운드가 아니라 실제 대회에서 프로 선수가 로프트각을 바꿔 샷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서다. 매킬로이는 로프트각을 바꾸고도 평균 31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렸고 보기를 범하지 않았다.

그의 실험이 완전하게 결실을 보려면 해저드가 많은 블루몬스터 코스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라운드마다 선두가 달라질 정도로 선수들은 해저드에 발목이 자주 잡혔다. 첫날엔 스콧 피어시(미국)와 마커스 프레이저(호주)가, 둘째 날엔 스콧이, 셋째 날엔 매킬로이가 1위에 올라섰다. 블루몬스터 코스는 그린 주변을 감싼 해저드가 많아 한 홀에서 2~3타, 심지어 4타를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