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국가 월드컵 공동 개최도 허용

잔니 인판티노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27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당선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국 수가 40개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회장 선거공약으로 2026년까지 월드컵 본선 참가국 수를 현행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고 대회도 복수 국가가 공동개최하는 방안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207개 FIFA 회원국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번 선거에서 월드컵 본선진출국 확대 공약은 축구 약소국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당근'으로 작용했다.

참가국이 늘어나면 FIFA 후원기업들의 광고 효과가 커지고 FIFA와 미디어회사, 후원사들의 수입이 늘어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대회일정이 늘어나는 데 따라 클럽팀들의 팀운영에 지장이 생기고 경기에 뛰는 선수들의 체력부담도 커지는 문제 등이 있어 지난해 12월 FIFA 개혁안 논의시에는 결정을 유보했던 사안이다.

월드컵 본선진출국 수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난 뒤 20년 가까이 고정돼 있다.

당시 본선 티켓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오세아니아에 각각 2장씩, 또 남미와 북중미-카리브지역에 1장씩 추가로 배정됐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이 본선 출전국 수를 늘릴 경우 늘어나는 8장의 티켓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번 선거에서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과 미주 국가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지역의 이탈표를 이끌어내면서 선거레이스에서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강력한 경쟁자였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판티노 회장이 자신을 지지한 대륙에 더 많은 티켓을 줄지, 아니면 축구시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이 속한 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에 티켓을 많이 배분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출전국 수가 늘어날 경우 또다른 초점은 대회 운영방식을 어떻게 변경할지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미 UEFA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럽 축구선수권대회인 UEFA 유로 2016 본선진출국 수를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린 바 있다.

유로 2016의 경우 본선에서 24개 팀이 4개 팀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 예선을 치르고 각조 1, 2위 12개국과 각조 3위 중 상위 4개팀이 16강을 치른다.

인판티노 회장이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월드컵에 40개국이 출전하면 5개팀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 경기를 해 각조 2위까지가 16강전을 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또 4개팀이 10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조 1위 10개국과 각조 2위 중 상위 6개팀이 16강전을 하는 방안 등도 있다.

다만 이미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으로서는 아시아지역 출전권이 늘어나더라도 그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고 본선에서의 체감 난이도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더 많은 국가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면 시장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겠지만 대회기간이 늘어나고 경기의 밀도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한국의 입장에서는 본선 진출이 쉬워질 수 있다"면서도 "본선에 추가로 나올 유럽이나 남미팀들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본선에서 우리보다 약팀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