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6∼7명이 뛰는 해가 또 올까요"

현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의 '맏형'격인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가 최대 8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한국인 빅리거 전성시대를 맞아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에 있는 팀의 스프링캠프에 도착한 추신수는 컨디션 조율을 마치고 24일부터 열리는 선수단 전체 훈련을 기다리고 있다.

야수들의 소집일인 23일에도 추신수는 오전 5시에 일찌감치 출근해 웨이트 트레이닝, 스트레칭, 실내 타격 훈련 등 모든 연습을 오전 중에 일사천리로 마쳤다.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으로 빅리그 진출을 타진하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기인 이대호(34)를 향해 "야구를 해오면서 내가 인정한 몇 안 되는 선수"라면서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실력을 갖췄다"고 응원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2016년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소감은.
▲ 지난해 모든 일정을 마쳤을 때와 지금의 몸무게엔 거의 변함이 없다.

컨디션이 너무 좋다.

올겨울 준비를 잘해왔고, 설레는 기분이다.

지난해 비록 아쉽게 마무리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좋은 결과를 냈고, 선수들도 많이 보강된 터라 작년보다 더 기대를 건다.

-- '가을 잔치'를 지난해에 사실상 처음으로 경험했다.

올해 목표는.
▲ (포스트시즌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고 목표를 세우는 것과 한 번 느껴보고 세우는 것은 정말 다르다.

지난해 가을 잔치에 출전한 기분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 느낌이다.

올해엔 에이스 다르빗슈 유도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돌아온다.

늘 얘기하지만, 기존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 지난해 너무나 극적인 한 해를 보냈다.

느낀 점이 있다면.
▲ 많은 사람이 야구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얘기한다.

좋은 일도 있고, 늘 나쁜 일만도 있는 것도 아니다.

작년을 돌아보면 야구란 역시 끝날 때까지 모른다는 점을 새삼 느낀다.

또 한가지 있다면 난 나 자신을 믿는다.

시작과 마무리를 어떻게 하든 (기본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믿음 자체를 팬들에게도 심어준 것이 수확이다.

-- 올스타에 대한 욕심은 없나.

▲ 올스타전에 나가면 좋겠죠. 내게도 몇 번 기회가 있었지만, 부상 등으로 뽑히지 못했다.

운이라고 생각한다.

올스타보다도 팀을 위해 뭔가 하다 보면 내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얼마 전 이대호와 만났는데.
▲ 대호는 내가 야구를 해오면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정말 좋은 조건을 뿌리치고 일본을 떠나 미국에 와 도전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대호의 실력을 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것이다.

-- 한국 선수들이 올해 빅리그에서 많이 뛴다.

▲ 나도 많이 기대된다.

한국에서 온 선수 6∼7명이 한 시즌에 뛰는 때가 메이저리그에서 또 있을까 싶다.

이 선수들을 계기로 한국 선수들이 더 많이 미국에 왔으면 좋겠다.

(추신수,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기존 3명 외에 이번 겨울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등 3명이 빅리그와 계약했다.

여기에 개막전 25인 로스터 진입이 확실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최지만과 시애틀 '좌완 투수 저격수'로 기대를 받는 이대호가 가세하면 한국인 빅리거는 총 8명으로 늘어난다.

)
-- 마음에 품은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초'라는 또 다른 기록이 있나.

▲ 늘 최초, 최고가 되고 싶은 심정으로 운동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한 시즌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다는 것에 아주 자부심을 느낀다.

스즈키 이치로나 마쓰이 히데키, (최)희섭이 형 등 좋은 선수들이 뛰었지만 못하지 않았나.

작년에 달성한 아시아 타자 최초 사이클링히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것을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대기록은) 따라오는 것 같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