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겨울방학을 마치고 29일(한국시간) 퓨어실크바하마LPGA클래식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해 개막전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32개 대회에서 15승을 쓸어담은 ‘K골프’는 올해도 돌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에 선발되기 위한 한국 선수 간 뜨거운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림픽 태극마크 '바늘구멍 경쟁' 불붙어
◆K골퍼들 “올림픽 양보 못해”

올해 LPGA투어는 역대 최다인 34개 대회를 치른다. 상금 역시 6310만달러(약 759억원)로 사상 최고다.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을 회복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부터 휩쓸겠다며 벼르고 있다.

올 시즌 우승을 향한 한국 선수들의 의욕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오는 7월11일자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는 양궁처럼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 메달 따기보다 어렵다. 지난 25일 기준 세계랭킹이 50위 안에 드는 한국 선수는 21명, 그중 4명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현재 기준으로 세계랭킹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 5위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7위 김세영(23·미래에셋), 8위 양희영(27·PNS)까지 출전권이 주어진다. 9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10위 김효주(21·롯데)도 떨어진다.

선수들은 저마다 올해 최고의 목표로 올림픽 메달 획득을 꼽고 있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세계랭킹 15위 이보미(28·코카콜라재팬)와 19위 최나연(29·SK텔레콤)도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전인지는 “올림픽에 나갈 기회를 얻기 위해 포인트를 많이 주는 LPGA 진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인비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격차는 크지 않아 매주 LPGA 대회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의 랭킹이 바뀐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도 많아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비 1위 탈환 도전

총상금 140만달러를 걸고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의 오션클럽코스(파73·6625야드)에서 열리는 퓨어실크바하마LPGA클래식은 지난해 김세영의 ‘스타 탄생’을 알린 대회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김세영은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김세영은 이 기세를 몰아 롯데챔피언십, 블루베이LPGA를 잇따라 제패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와 함께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라는 큰 목표에 도전한다. 김세영은 현재 랭킹대로라면 출전 쿼터를 차지할 수 있지만 경쟁자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방심할 수 없다. 김세영은 전지훈련 기간 드라이버 정확도 향상에 힘을 쏟았다.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 출전이 확정적인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도전한다.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2월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여자오픈 출전 일정을 맞추느라 LPGA 개막전에 나서지 않는다. 박인비로서는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좁힐 기회다. 박인비는 “올림픽이 메이저 우승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시기 컨디션을 최고로 맞출 것”이라며 “동계훈련에서 30~50m짜리 쇼트게임을 집중 보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을 김세영에게 넘겨준 김효주, 아직 LPGA 첫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장하나(24·비씨카드)도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통해 출전권을 얻은 양자령(21·SG골프)도 출전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