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F 월드컵 은메달…평창올림픽 기대감 높여

'타고난 재능과 피나는 노력.'
스켈레톤 신성을 넘어 이제는 '괴물'로 불리는 윤성빈(23·한국체대)을 나타내는 말이다.

윤성빈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5-2016시즌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이자 지난 시즌에 이은 생애 두 번째 은메달이다.

확고부동한 세계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만 윤성빈보다 기록이 빨랐다.

썰매 불모지이던 한국이 얻은 자랑스러운 결과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각국의 선수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한다.

그만큼 선수 경력이 짧다.

키가 178㎝인 윤성빈은 고등학생 시절 제자리 점프로 농구 골대를 잡을 만큼 뛰어난 운동신경을 타고났다.

윤성빈의 이런 순발력을 알아본 체육 선생님이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에게 소개시켜주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한국 썰매의 역사도 바뀌었다.

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6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리더니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는 '사고'를 쳤다.

운동신경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성과다.

윤성빈은 온몸이 근육질이다.

스타트 기록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한 결과다.

그는 하체 운동인 스쿼트로 230∼240㎏을 들어올린다.

이제는 코칭스태프로부터 '근력 운동은 그만해도 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됐다.

그는 섬세한 스켈레톤 기술을 몸으로 익히기 위해 끝없이 반복 훈련을 했다.

한국 대표팀에 영입된 세계적인 장비 전문가도 윤성빈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장비 전문가는 경기장 특성과 날씨에 따라 어떤 날을 쓰고 어떻게 관리할지를 조언한다.

윤성빈은 이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썰매는 트랙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도가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1인자' 두쿠르스는 2001년부터 국제무대를 누빈 베테랑이다.

그는 이번 4차 대회에서도 고개를 거의 들지 않고 완주함으로써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될 만큼 트랙에 익숙하기에 가능한 자세다.

윤성빈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홈 이점'을 충분히 살리면 평창에서 두쿠르스의 벽을 뛰어넘을 수도 있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