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골프’를 세계에 알린 국내 남녀 프로골퍼들이 해외 투어에서 사상 최다 상금인 463억원을 수확했다. 지난해(388억원)보다 약 19% 늘어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사상 최다인 15승을 기록하는 등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투어에서 남녀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한 결과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해외 동포를 제외한 한국 남녀 프로골퍼의 올 시즌 해외 투어별 상금 획득 현황을 집계한 결과 미국 총 2215만2110달러, 일본 16억4741만엔, 유럽 285만2147유로, 아시안투어 61만9566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원화로 환산하면 총 462억7626만원에 달한다. 프로골퍼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지난해까지 300억원대에 머물렀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400억원대를 돌파했다.
K골프, 해외서 번 돈 463억원 '역대 최다'
◆K골프 여전사들 외화 획득 ‘수훈갑’

‘세계 표준’으로 올라선 여자 프로골퍼들이 LPGA투어에서 보여준 맹활약이 상금 증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263만11달러로 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오르는 등 올 시즌 34명이 모두 1698만8880달러(약 201억634만원)를 벌어들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안선주(28) 등이 비회원 초청선수 자격으로 LPGA 대회에 참가해 벌어들인 ‘가외 수입’ 105만7346달러도 포함됐다. 전인지는 LPGA US오픈 우승, 안선주는 일본에서 열린 LPGA 토토재팬클래식 제패로 단번에 목돈을 거머쥐었다. LPGA에서는 박인비를 비롯해 김세영(22·미래에셋) 양희영(26·PNS)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등 4명이 100만달러 이상의 ‘밀리언 상금랭커’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따낸 상금액도 3년 연속 증가세다. 이보미(27·마스터즈GC) 신지애(28·스리본드) 안선주 이지희(36·진로재팬) 등 K골프 자매들이 2위를 제외한 1~5위를 싹쓸이한 덕분이다.

배희경(23·호반건설) 정재은(26·비씨카드)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출신 선수들의 신규 유입도 도움이 됐다.

일본프로골퍼투어(JGTO)에서 뛴 남자 선수들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즌 5승을 거둔 ‘맏형’ 격의 김경태(29·신한금융그룹)를 비롯해 현지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브러더스’가 9승을 합작한 결과다. 9승은 한국 남자선수들의 JGTO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관계자는 “국내 투어 출신 선수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획득한 상금 총액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상금킹은 안병훈, 퀸은 박인비

최경주(45) 양용은(42) 등 한국 남자 간판스타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괴물골퍼’ 안병훈(24·CJ)은 올해 상금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상금(241만7356유로)과 최상위 랭커에게만 주는 ‘레이스 투 두바이 보너스’ 등 총 270만4856유로를 벌어들였다. 약 33억원의 거액이다.

올 시즌 상금을 가장 많이 번 여자 선수는 시즌 5승을 올린 박인비로, 263만달러(약 31억1300만원, 국내 대회 상금 제외)로 집계됐다. 이어 배상문(259만9632달러, 약 30억7500만원) 이보미(2억3049만엔, 약 22억5800만원) 김경태(1억6598만엔, 약 16억26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