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98년 이후 통산 두 번째 우승…내년 ACL 출전권 확보
선제골 다카하기 'MVP 영광'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이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 한국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FA컵에서 17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1로 팽팽하던 후반 43분 아드리아노의 결승골과 후반 추가시간 몰리나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3-1로 이겼다.

이로써 서울은 전신인 안양 LG 시절 1998년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서울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냈다.

특히 아드리아노는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따낸 데 이어 결승전에서 또 결승골을 책임지며 2경기 연속골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차두리는 올해 마지막 홈경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반면 2006년과 2007년 이 대회에서 4강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인천은 창단 이후 첫 우승을 노렸지만 끝내 한 방이 터지지 않아 준우승(상금 1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나란히 스리백(3-back)으로 맞선 두 팀의 대결에서 K리그 득점 2위 아드리아노와 윤일록을 앞세운 서울이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서울은 전반 22분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윤일록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빠르게 크로스를 올리자 골대로 쇄도한 아드리아노가 논스톱으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게 인천의 골키퍼 유현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첫 번째 골 기회를 날렸다.

전반 24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윤일록의 중거리포마저 골키퍼 선방에 막힌 서울은 마침내 전반 33분 결승골을 꽂았다.

다카하기가 후방으로 내준 볼을 이웅희가 전방으로 볼을 재투입하자 윤일록이 논스톱 패스로 다카하기에게 다시 볼을 내줬다.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한 다카하기는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지체 없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인천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작성한 다카하기는 서울 벤치 앞에서 동료와 '스모 세리머니'를 펼치며 득점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인천은 후반 초반 교체선수 3명을 모두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인천은 후반 17분 프리킥 상황에서 진성욱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시도한 슈팅이 서울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고, 1분 뒤 케빈의 헤딩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말았다.

그러나 인천은 후반 27분 케빈이 페널티아크에서 헤딩으로 떨어뜨린 볼을 후반에 교체투입된 이효균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서울에는 승부사 아드리아노가 있었다.

연장전의 향기가 짙어지던 후반 43분 서울은 수비수 박용우가 전방으로 밀어준 볼을 아드리아노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잡아 바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꽂았다.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몰리나가 시도한 오른쪽 코너킥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는 보기 드문 쐐기골까지 터지며 인천을 꺾고 FA컵 우승을 결정했다.

한편, 이날 선제골을 꽂은 다카하기가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차지하며 상금 3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득점왕은 선정 기준인 '32강부터 4골 이상 넣은 선수'에 해당하는 선수가 없어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