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의 골프 재해석 (9)] 롱게임 먼저냐, 쇼트게임 먼저냐
롱게임을 먼저 안정시켜놓고 쇼트게임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은가, 쇼트게임을 먼저 일정 수준에 올려놓고 롱게임을 다듬어갈 것인가.

[김헌의 골프 재해석 (9)] 롱게임 먼저냐, 쇼트게임 먼저냐
골프에 좀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의 오랜 고민이다. 대부분의 골퍼는 무비판적으로 전자를 택해 ‘선(先) 롱게임, 후(後) 쇼트게임’ 연습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연습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그 사람이 골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롱게임을 우선하는 사람은 골프의 어려움을 롱게임의 질을 높여 해결하겠다는 ‘깜찍한 발상’을 가진 롱게임 중심주의자다. 쇼트게임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은 롱게임은 어차피 불안정한 것이고 어찌 하더라도 쇼트게임을 해야 하는 운명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 골프를 하다 보면 어느 길로 가든 결국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사람이거나 하루에 1시간도 골프에 투자하기 어려운 골퍼에게는 어떤 전략으로 연습할지가 꽤 중요한 고민거리다.

어떤 관점이 더 효과적이냐를 이야기하기 전에 과연 롱게임은 어느 정도 노력해야 안정될 수 있을지 ‘팩트’를 생각해보자. 수치화된 데이터는 없지만 마음골프학교에서 4000명이 넘는 일반 아마추어에게 골프를 가르치면서 내린 결론은 있다. 하루에 2시간씩 주 10시간을 꾸준히 연습하면 2년 정도 뒤에 드라이버 200m 정도와 미들아이언 130m 정도의 게임을 할 수 있을 만한 산포도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하루 1시간이면 기간은 더 늘어날 것이고, 200m를 넘어서는 거리를 바란다면 기간은 더더욱 늘어날 것이다. 개인의 운동 능력에 따른 편차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사실 직장에 다니면서 그 정도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문제는 그런 경지에 다다른다 해도 어느 정도의 스코어를 낼 것인가는 롱게임 능력과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롱게임이 안정되더라도 100타를 치는 사람이 있고, 90타를 치는 사람도 있더라는 얘기다. 스코어는 전적으로 쇼트게임 능력, 한발 더 나아가면 퍼팅 능력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연습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는 골프에서 무엇을 우선하고, 어떤 가치를 중심에 놓을 것인가 하는 관점의 차이를 반영한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역시 스코어를 중심에 놓고 가야 한다. 스코어를 어떻게 빨리 향상시킬 것인지의 관점으로 연습 전략을 바라보면 당연히 쇼트게임을 먼저 레벨업하는 것이 좋다. 보기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쇼트게임 실력을 먼저 보기플레이 수준에 올려놔야 하고, 싱글을 하고 싶다면 싱글 수준의 쇼트게임 능력을 갖추는 것이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지름길이다.

김현 < 마음골프학교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