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축하받는 이정은 > 이정은(교촌F&B)이 9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며 우승을 차지한 뒤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연합뉴스
< 우승 축하받는 이정은 > 이정은(교촌F&B)이 9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며 우승을 차지한 뒤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은(27·교촌F&B)이 연장전에서 박소연(23)을 꺾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14번째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이정은은 9일 제주 오라CC(파72·6519야드)에서 열린 제주삼다수마스터스(총상금 5억원) 3라운드를 합계 6언더파 210타로 마쳐 박소연과 동타를 이뤘다. 이날 18번홀(파4)에서 끝내기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퍼트가 홀컵 바로 앞에서 멈춰 연장에 들어간 것.

승부는 연장 첫 홀에서 갈렸다. 이정은은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1.5m 거리에 붙인 뒤 짜릿한 버디를 잡아냈다. 이로써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프로투어 통산 5승째를 거뒀다.

이정은은 평균 드라이버샷 251.98야드(7위)를 날리는 장타자다. 지난 4월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쏟은 이정은은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며 “우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2타를 쳤다. 합계 2언더파 214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박소연, 이정은에게 4타 뒤진 공동 8위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를 기록, “이번엔 꼭 우승하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던 박인비는 2라운드에서 당한 ‘트리플 보기’의 상처를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박인비는 전날 6번홀(파5)에서 티샷이 나무 사이 러프에 떨어지고 두 번째 샷마저 나뭇가지를 맞고 떨어지는 등 불운이 겹쳐 올시즌 첫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프로라면 파5에서 오버파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안 좋은 일들이 겹쳤다”며 “전날 실수했던 홀에선 오히려 잘 치는 경우가 많아 오늘 기대했지만 버디를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2008년 KLPGA에 입회했지만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느라 KLPGA투어에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14번 출전했다. 메이저대회에서만 7승을 올리는 등 미국 LPGA투어에서 통산 16승을 거뒀지만 정작 KLPGA투어에선 아직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김효주(20·롯데)에게 1타 차로 뒤져 2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한국 골프장에서 쳐본 경험이 별로 없고, 한국에 오면 가족과 지인을 만나는 등 평소 시합 때와 다르게 지내기 때문에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5주 연속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며 강행군을 이어온 박인비는 12일 미국으로 출국해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0일 개막하는 LPGA투어 캐나디안 퍼시픽 위민스 오픈에 출전한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한 뒤 쉴 틈도 없이 제주로 날아온 고진영(20·넵스)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치며 선전, 합계 1언더파 215타 공동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제주=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