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7·KB금융그룹)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으로 메인 스폰서인 KB금융그룹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해 이미 수백억원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는 게 KB금융의 추산이다.

박인비와 KB금융은 2013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박인비가 부진을 털어내고 비상을 시작할 때였다. 그는 2008년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뒤 오랫동안 미국 무대에서 우승하지 못한 채 부진을 겪다 2012년 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경기력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던 2013년까지 박인비의 모자 중앙은 비어 있었다. KB금융은 후원사 없이 투어생활을 계속하던 박인비를 지켜보다 2013년 5월 후원을 결정했다. 당시 KB금융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박인비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안정적이고 든든한 KB금융그룹의 이미지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고 후원 배경을 설명했다.

든든한 메인 스폰서를 얻은 박인비는 그해 메이저 3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으면서 KB금융에 ‘대박’을 안겨줬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수시로 박인비와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거나 격려 전화를 하는 등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KB금융의 선구안이 빛을 발한 건 박인비만이 아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체조 요정’ 손연재도 후원자가 없던 시절 먼저 손을 잡아줘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는 발판 역할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인성 등을 통해 선수의 가능성을 보고 후원을 결정한다”며 “스타가 아니라 신인을 발굴해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