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낭자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를 휩쓸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고진영(20·넵스)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고진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는 중이기에 더욱 주목 받았다.

고진영은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단독 2위로 마감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에게 역전당해 3타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이 우승으로 통산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고진영은 처음 경험하는 해외에서 열린 대회,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문턱을 두드리는 실력과 대담함을 알리는 성과를 냈다.

외신도 고진영이 메이저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거머쥘지 주목했다.

고진영에 앞서 KLPGA 투어에서 뛰던 한국 선수들이 LPGA 메이저대회에 직행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도 아직 LPGA에 입회하지 않은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김효주(20·롯데)가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하지 않고 KLPGA 투어를 주름잡던 상태에서 LPGA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김효주는 KLPGA 투어에서 5승을 쓸어담고 12억원이 넘는 상금으로 KLPGA 투어 역대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다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계기로 올해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4승을 올린 전인지는 상금 1위를, 3승을 달성한 고진영은 상금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렇게 KLPGA 투어에서의 좋은 활약이 LPGA 메이저 무대에서도 이어지자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고진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AP통신도 이날 "고진영은 김효주, 전인지에 이어 메이저대회에 처음 출전한 한국 출신 우승자에 도전하려 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지난해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백규정(20·CJ오쇼핑)도 KLPGA 투어의 저력을 보여준 좋은 예다.

백규정은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고진영, 김민선(20·CJ오쇼핑)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신인왕을 거머쥐며 실력을 드러냈다.

김세영(22·미래에셋)도 KLPGA 투어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그대로 LPGA 투어에서 분출하고 있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세영은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과 롯데 챔피언십에서 2승을 올리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미국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의 열정과 선전에 혀를 내두른다.

크리스티 커(미국)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에 대해 "그들은 기계들"이라며 "하루에 10시간씩 연습을 한다"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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