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티니 UEFA회장, 알리 요르단왕자, 정몽준 전FIFA 부회장 등 후보 거론
'부패 추문' FIFA, 회장 봉급 공개·임기제한 등 개혁안 마련
영국 코미디언, 블라터에 가짜 지폐뭉치 던져 잠시 소동…"부패 항의"


국제축구연맹(FIFA)은 내년 2월26일 차기 회장선거를 연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회 뒤 기자회견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 특별 총회 개최일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블라터 회장은 자신은 "2016년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5월29일 5선에 성공한 블라터 회장은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체포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6월3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으로 발표했다.

영국 BBC 방송은 앞서 일부 FIFA 지역 연맹이 12월 16일을 후임 회장 선거일로 정할 것을 원했으나 블라터 회장이 연내에 물러나는 것을 원치않고 있어 선거일이 내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선거일이 내년 초로 확정됨에 따라 블라터 회장은 7개월 더 회장직에 머물러 있으면서 선거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와 맞붙었다가 낙선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블라터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집행위원회에 앞서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블라터 회장이 당장 떠나야 한다"며 "블라터 회장이 후임을 도모하고, 회장 선거를 관리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FIFA 차기 회장 후보자들은 투표일 4개월 전인 10월26일까지 출마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집행위를 계기로 선거 운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블라터 회장의 사임 선언 이후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비롯해 알리 요르단 왕자, 정몽준 전 FIFA 부회장 등이 차기 회장 선거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남미,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등이 플라티니 UEFA 회장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그러나 플라티니 UEFA 회장은 아직 FIFA 회장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또 옛 브라질 축구스타 지코와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등이 출마 의사를 이미 밝혔으며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행위원회는 또 부패 추문으로 위기에 빠진 FIFA를 개혁하기 위해 11명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도미니크 스칼라 FIFA 회계감사위원장은 회장과 집행위원의 봉급과 지출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개혁 방안을 마련했다고 BBC는 전했다.

또한, 회장과 집행위원의 임기를 4년에 최대 3회 연임으로 제한하고 집행위원 후보에 대한 도덕성 점검을 의무화했다.

FIFA 연차 총회에서 집행위원을 직접 선출토록 한 것도 개혁안에 포함됐다.

태스크포스는 오는 9월 집행위원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FIFA 개혁안은 코카콜라가 주요 후원업체로는 처음으로 외부의 신망 있는 인물이 주도하는 독립적인 개혁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등 외부로부터 개혁요구 압력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이 개혁안은 내년 2월26일 특별 총회로 넘겨져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취리히 기자회견장에서는 영국 코미디언인 사이먼 브로드킨이 FIFA의 부패에 항의하는 뜻에서 블라터 회장에게 가짜 지폐뭉치를 던져 회견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브로드킨은 블라터 회장 앞 책상에 가짜 돈을 놓고는 "2026년 북한 월드컵 대회 유치를 위한 것이다"면서 "나는 북한 축구 대사로서 FIFA와 2026년 북한 월드컵 유치 협정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며 비꼬고서 돈을 던졌다.

(파리·서울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권수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