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손연재 "믿기지 않아…나는 운이 좋은 선수"
"노력 보상받은 것 같아 기뻐…세계선수권·올림픽서 잘하고 싶다"

동유럽 강자들을 제치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리듬체조 개인종합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낸 손연재(21·연세대)는 "금메달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감격해 했다.

손연재는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회 리듬체조 개인종합 둘째 날 리본에서 18.050점, 곤봉에서 18.350점을 획득했다.

손연재는 전날 볼(18.150점)과 후프(18.000점) 점수를 합친 4종목 합계 72.550점으로 우크라이나의 간나 리자트디노바(71.750점)를 2위로 밀어내고 한국 리듬체조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의 개인종합 우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세계 랭킹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 3위인 야나 쿠드랍체나(이상 러시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이번 대회에 불참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에이스인 리자트디노바, 벨라루스의 멜리치나 스타뉴타 등은 버거운 상대로 비쳤다.

그러나 손연재는 4종목에서 모두 18점대를 찍는 절정의 기량으로 리자트디노바, 스타뉴타를 한꺼번에 누르고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딸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쿠드랍체나와 마문, 두 선수가 안 왔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하는 대회라 금메달보다는 수행 목표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예상치도 않게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종목별 결승을 치른다.

손연재는 결과에 따라서는 최대 5관왕도 가능하다.

그는 "내일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종목마다 집중해야 할 것 같다"며 "지난달 제천 아시아선수권 종목별 결승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그런 부분을 확실하게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인종합 금메달로 지금까지 노력하고 훈련 열심히 했던 게 보상받는 거 같아서 기쁘다"며 "9월 세계선수권과 내년 올림픽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서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 리듬체조 선수로는 최초로 유니버시아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아시안게임에 이어 또 한 번 한국 리듬체조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손연재는 "운이 좋게도 성적을 낼 때마다 최초가 붙게 됐다.

난 정말 운이 좋은 선수"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음은 손연재와의 일문일답.
--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따낸 소감은.
▲ 준비하는 과정들이 많이 힘들기도 하고 부담감도 정말 많았던 대회였다.

4종목 모두 실수 없이 시합 전에 목표였던 걸 이루게 돼서 너무 기쁘다.

내가 정했던 걸 이루니까 결과도 잘 따라와 준 것 같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당초 목표했던 18.5점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 내일 종목별 결승이 남아 있다.

더 열심히 해서 18.5점대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

-- 오늘 곤봉 연기할 때 관중과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 곤봉만 깨끗이 한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다 잊어버리고 지금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올 시즌 시합하면서 긴장 많이 해서 개인적으로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곤봉을 하면서 한동작 한동작 스스로 느끼면서,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줘서 기쁘게 생각한다.

-- 내일 종목별 결승의 목표는
▲ 내일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종목마다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아시아선수권 종목별 결승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보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안방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 인천 아시안게임 하면서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긴장할 일이 있을까 했는데, 다시 한번 광주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런 게 더 힘이 되고 든든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안방이기 때문에 더 마음 편하게 가지려고 노력했다.

좀 더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 우승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 올 시즌 부상 때문에 출발이 늦었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끌어올리는데 2~3배는 힘들었던 것 같다.

또 그만큼 훈련량을 늘렸다.

크고 작은 부상들이 남아 있었지만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 선생님이 너만 아픈 게 아니라면서 강하게 훈련시켰는데, 그게 보상받은 것 같다.

-- 금메달을 예상했나.

▲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딸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전혀 못했다.

(야나) 쿠드랍체나, (마르가리타) 마문이 안 온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두 선수가 안 오더라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금메달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수행 능력을 목표로 했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서 너무 기쁘다.

-- 이번 금메달로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 아직 믿기지 않는다.

경기 끝나고 나오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노력하고 훈련 열심히 했던 게 보상받는 거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9월에 세계선수권이 있고 내년 올림픽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서 잘하고 싶다.

-- 최근 대회에서 실수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 시니어 경력들이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크고 작은 실수도 많이 했고, 크고 작은 경기도 많이 해봐서 그런 경험들 덕분에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 여전히 18.5점대가 목표인가.

▲ 리듬체조가 경기마다 점수대가 다를 때가 있다.

그런 부분도 있지만 18.5점대라는 점수가 쉽게 해서 나오는 점수가 아니고, 정말 완벽하게 하고 더 깔끔하게 하고 똑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좀 더 확신이 있게 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높은 점수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

-- 지난달 아시아선수권을 끝내고 러시아에서 2주간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회를 준비했나.

▲ 발목 부상 때문에 훈련량을 많이 늘리면 바로 아파져서 쉬어야 했다.

그래서 훈련량을 최대한으로 올리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 준비하면서 그냥 아파도 훈련량을 늘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준비 과정이었다.

다행히 결과가 좋게 나와서 만족한다.

-- 내일 종목별 결승은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 아시아선수권은 뒤돌아봤을 때 제가 마음을 다져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다.

당시에 후프와 볼에서 연거푸 메달을 따면서 나머지 두 종목에 마음이 풀어진 것 같다.

이번에는 마지막 리본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 손연재 선수에게 사상 처음이라는 의미는
▲ 성적을 낼 때마다 최초가 붙게 돼서 난 정말 운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힘든 부분도 있고 많은 관심이 가끔 부담될 때가 있지만 그래도 리듬체조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리듬체조를 더 많이 알리고 싶고, 은퇴를 해도 밑에 좋은 선수들이 이 성적을 계속해서 이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광주=연합뉴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