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몸 조율 잘하는 선수…긍정적으로 소화할 것"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22일(현지시간 21일) 어깨 수술을 받는 왼손 투수 류현진(28)의 구체적인 재활 과정과 기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투수는 야수보다 재활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참아야 한다.

다저스는 어깨 통증을 호소해온 류현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트레이닝 코치였던 조대현 NC 다이노스 트레이닝 코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재활 일정은 다저스 구단에서 정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수술 후 길게는 4주 정도 안정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직후 1∼2주, 길게는 3∼4주 동안은 관절 안정, 염증 완화, 수술 부위 회복을 위해 안정을 취한다.

이 기간이 끝나면 관절 각도를 회복하는 ROM(range of motion·관절운동범위) 운동 단계에 들어간다.

이 단계를 넘기면 저부하 근력 운동에 들어가 근력 회복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완화되면 투구 재활 프로그램인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60∼70m 원거리에서 던지다가 송구 능력이 회복되면 짧은 거리에서 높은 강도로 던지는 훈련을 한다.

이후 불펜에서 포수를 앉히고 던지는 하프 피칭에 들어가고, 구위가 회복되면 마운드에서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을 할 수 있다.

이 단계가 끝나면 실전 경기에 투입돼 실전 피칭을 해본다.

구단은 실전 피칭을 지켜보고 투수의 본경기 콜업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조 코치는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한데, 초기가 중요하다"며 "ITP에 들어갈 때 조금씩 통증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이브 피칭, 실전 피칭을 할 때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은 선수의 마음가짐 문제이기도 하다.

통증을 지나치게 참거나, 통증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등 선수의 심리 상태가 재활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조 코치는 "선수와 트레이너가 몸 상태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며 "자연스러운 통증이면 그대로 진행하고, 통증이 너무 심하면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류현진은 "자신의 몸을 잘 조율하고, 정신력도 강한 선수"라고 믿음을 보냈다.

조 코치는 "류현진은 긍정적이고 똑똑하다"며 "자신의 몸이 심각한지, 괜찮은지 슬기롭게 잘 파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류현진이 고등학교 때 토미존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은 경험이 약이 될 것이라며 "류현진은 재활 과정을 빨리 이해하고, 다저스의 프로그램을 열심히 따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깨 수술 경험이 있는 NC 투수 박명환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였는데 재활 기간에는 외로움과 괴로움, 고독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런 점을 잘 이겨내야 한다는 조언을 건넨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코치는 "외로움과 고독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런 점을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긴 항해의 일부'라고 밝게 생각할 선수"라고 전했다.

류현진이 받는 관절경 수술은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관을 삽입해 환부 안쪽의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류현진의 어깨 상태를 살펴 정확히 진단하려는 것이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간단한 청소 개념의 클린업 수술로 그친다면 기본 재활 기간도 6개월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회전 능력이 파열된 심각한 부상으로 드러나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