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스데이’ 이벤트에 참여한 두산 베어스 올드팬 자녀들이 그라운드 러닝을 체험하고 있다.
‘플레이어스데이’ 이벤트에 참여한 두산 베어스 올드팬 자녀들이 그라운드 러닝을 체험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옛 OB베어스)는 1982년 1월15일 한국 최초로 창단한 프로야구단이다. 한국 프로야구단의 역사가 시작된 1982년 첫 우승을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올해 34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역사적인 팀’인 만큼 야구 마케팅 전략도 다양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 베어스는 특히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베어스는 매달 약 10경기를 홈(잠실구장)에서 진행하는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이벤트 데이’ 형식으로 운영한다.

대표적인 이벤트 데이는 매월 마지막 일요일 홈경기 때 열리는 ‘베어스데이(Bears Day)’다. 2004년부터 시작한 이벤트다. 선수단 전원이 베어스데이 전용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스페셜 유니폼에는 팬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직장인·올드팬 이벤트로 '즐기는 야구'
베어스클럽 회원은 이날 50% 할인된 가격에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어린이 회원은 외야석 무료 입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스타 선수들의 사인회, 치어리더와 함께하는 포토타임, 공연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2007년에 시작한 ‘플레이어스데이(Player’s Day)’도 있다. OB 베어스 시절부터 두산을 응원한 팬들을 위한 이벤트다. 선수들은 이날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당시와 같은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는다.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서다. 이날에는 올드팬의 자녀가 구장을 찾으면 경기 전 그라운드를 돌면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는 그라운드 러닝 체험 이벤트가 열린다. 선수단 편의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더그아웃 투어, 사인회 등의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여성팬을 위한 이벤트도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퀸스데이(Queen’s Day)’가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여성팬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여성팬 맞춤형 이벤트를 고안한 것이다. 매월 목요일 홈경기 중 하루가 퀸스데이로 지정된다. 이날 방문한 여성팬은 입장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추첨을 통해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이나 여행 상품권 등을 증정하고, 경기 후 여성팬들이 선수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타임 행사를 한다. 경기 시작 전에는 무료 네일아트 및 페이스페인팅 행사를 진행한다.

구단 관계자는 “야구장을 방문한 여성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대학생 객원 마케터를 통해 여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채택해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회인을 위한 ‘직장인의 날’ 이벤트도 있다. 매월 금요일 홈경기 중 하루가 직장인의 날로 지정되는데, 이날 입장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명함 추첨행사를 진행한다. 당첨된 직장인에게는 워크숍용 숙소 예약권, 맥주, 주유상품권 등을 증정한다. 회사 동료끼리 구장을 찾을 경우 맥주 빨리 마시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올 시즌부터는 ‘허슬두데이(Hustle Doo Day)’가 추가됐다. 두산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와 팬들이 직접 소통할 기회를 주는 이벤트다. 매월 두 차례 열리며, 경기에 앞서 그날의 스타 선수를 공개해 팬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구단은 이날 특정 관중석을 ‘허슬두데이존’으로 지정해 이 좌석을 이용하는 팬들에게 스타 선수의 캐리커처 상품을 선물한다. 전광판을 통해 팬들이 해당 선수에게 직접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벤트 기회도 제공한다. 선착순으로 놀이공원 무료 입장권을 지급하는 행사도 같이 진행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