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마스터스 우승 최대 수혜는 언더아머?
조던 스피스(22·미국·사진)가 미국 PGA투어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토너먼트를 제패한 지난 13일. 스피스가 180만달러(약 19억8000만원)짜리 우승 퍼팅을 성공시키며 환호하는 순간, 경기장 밖에선 한 회사의 대박 스토리가 완성되고 있었다.

그 회사는 스피스와 장기 후원계약을 맺은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다. 스피스가 그린재킷으로 갈아입기 전 나흘 내내 입었던 티셔츠와 모자에 이 회사 브랜드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역대 최저타 타이기록(18언더파), 39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등 신기록을 쏟아낸 스피스의 우승 덕에 엄청난 브랜드 홍보 효과를 챙기게 된 것이다.

언더아머는 2013년 1월 무명의 신인이던 스피스를 발굴해 4년 후원계약을 맺었다. 장갑(타이틀리스트)을 제외한 모자, 티셔츠 등 12곳에 언더아머 로고를 부착하는 독점 계약이다. 하지만 하필 같은 날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나이키와 2억5000만달러(약 2740억원)의 초대형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언더아머는 마스터스 대회 직전 이 계약을 2025년까지 연장하며 스피스의 잠재력에 베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언더아머 주가는 13일 뉴욕 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1.36% 오른 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초 67달러로 시작한 주가는 슬금슬금 올라 이날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폭스비즈니스는 “스피스가 언더아머에 홀인원을 선물했다”고 표현했다. 미국 증권 리서치 기관인 버킹엄리서치그룹은 “스피스의 우승이 주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언더아머의 목표주가를 90달러로 높였다.

언더아머는 미식축구 선수 출신인 케빈 플랭크 회장이 1996년 창업한 기능성 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스피스만큼이나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내는 유명 브랜드다. 매년 3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하다 지난해 매출 30억달러를 돌파하며 연매출 기준으로 아디다스를 제치고 미국 내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의 한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