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조던 스피스(미국)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받은 신예다.

1993년 7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스피스는 이제 만 21세 8개월을 넘겼다.

그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마스터스의 강자'인 노장 필 미켈슨(45·미국),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 저스틴 로즈(35·아일랜드) 등 노련한 경쟁자를 제치고 우승자를 상징하는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스피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천435야드)에서 열린 제79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고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확정했다.

스피스는 지난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5언더파 283타를 치고 공동 2위에 올랐다.

만 20세 8개월이던 지난해 정상에 올랐더라면 최연소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올해 재도전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근소한 차이로 대회 최연소 우승자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현재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 기록은 만 21세 3개월이던 1997년에 마스터스를 제패한 우즈가 갖고 있다.

마스터스 사상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가 된 스피스는 올해 각종 신기록을 쏟아내면서 마스터스 대회를 지배했다.

그는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하다 우승을 차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했다.

이 역시 크레이그 우드(1941년), 아널드 파머(1960년), 잭 니클라우스(1972년), 플로이드(1976년) 이후 처음 나온, 마스터스 사상 5번째 기록이다.

스피스는 이 과정에서 매 라운드 각종 기록을 제조했다.

버디 9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4타를 친 첫날에는 마스터스 사상 최연소 1라운드 선두 기록을 세웠다.

둘째 날에는 버디만 6개 몰아치며 6언더파 66타를 기록, 1·2라운드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적어냈다.

이는 이 대회 36홀 최저타 신기록이었다.

종전에는 1976년 레이먼드 플로이드의 13언더파 131타가 최저 기록이었다.

스피스는 사흘째에도 2타를 줄여 중간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 이 대회 사상 54홀 최저타 기록까지 경신했다.

이전까지 마스터스 1∼3라운드 최저타 기록은 플로이드(1976년)와 우즈(1997년)의 201타였다.

플로이드와 우즈가 모두 기세를 이어나가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던 것처럼, 스피스도 신기록 행진 끝에 마스터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스피스는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여 72홀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우즈가 세운 최저타수 18언더파 270타와 타이를 이룬다.

이번 대회에서 스피스가 잡은 28개의 버디는 2001년 미켈슨이 기록한 25개의 버디를 훌쩍 뛰어넘는 최다 버디 기록이다.

이번 우승은 스피스의 개인 통산 3승째이자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이다.

2012년 프로에 입문한 스피스는 2013년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스피스는 만 19세 11개월로 PGA 투어에서 82년 만에 만 20세가 되지 않은 채로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PGA 투어 우승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11월 에미리츠 호주오픈 골프대회 정상에 오르고, 12월 우즈가 주최한 히어로 월드챌린지 골프대회에서 와이어투와이어로 2위와 10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3월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 PGA 투어 2승째를 올렸다.

그리고 이날 각종 신기록을 세우면서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걸치며 남자 골프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스피스는 자폐증이 있는 11살난 어린 여동생 엘리를 끔찍하게 아끼는 오빠이기도 하다.

엘리는 스피스가 젊은 나이에 위업을 이룰 수 있게 한 동력이 되기도 했다.

스피스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엘리의 오빠이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겸손하게 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