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박철순, 스리랑카서 야구 인생 부활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22연승 기록을 세운 ‘불사조’ 박철순(59·사진)이 스리랑카 야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는다.

대한야구협회는 31일 “스리랑카 야구 국가대표 지도를 위해 박 코치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박 코치는 1일 출국해 약 한 달간 스리랑카 대표팀을 지도한다. 오는 5월4~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제11회 아시안컵에도 스리랑카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참가한다.

박 코치의 파견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에 대한체육회와 스리랑카 올림픽위원회가 체육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마련한 스포츠동반자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양측은 교환 경기와 합동프로그램 운영, 코치·심판 및 스포츠 전문가 등 기술임원 교류, 국가대표 선수 우호교류,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스포츠장비 지원, 스포츠 관련 정보제공 등에 합의했다.

박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에이스로 불린다. 1979년 미국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해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입단, 그해 단일 시즌 2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심각한 허리 부상을 입었지만 1996년 은퇴 전까지 재활을 거듭하며 마운드에 올라 팬들로부터 ‘불사조’란 별명을 얻었다. 은퇴 이후 2년간 OB 코치로 일하다 1998년 야구계를 떠났다.

박 코치가 파견자로 선정된 데는 한국과 일본 야구계의 미묘한 경쟁심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프로 출신 지도자 두 명이 스리랑카에서 야구를 가르치는데 한국도 경력이 있는 지도자를 보내야 자존심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박 코치는 “스리랑카 기온이 오전에도 28도까지 오른다고 들었다”며 “뜨거운 곳에서 뜨겁게 일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또 “스리랑카에서 나를 알아볼 사람이 없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