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이 지난 4일 폐회식 끝으로 대단원 막을 내렸습니다. 1986년 제10회 서울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홈으로 찾아온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 보다 컸습니다.

컸던 기대 만큼이나 크고 작은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시안게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기술력으로 아시아인들에게 'K스포츠'의 우수한 용품 기술력을 선보이며 안방의 자존심을 지킨 토종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번주 한경TV '머니&스포츠' 위클리 SI(Sports Industry)코너 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국내 스포츠 브랜드의 활약과 산업적 시사점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MC / 이번 아시아게임은 '안방'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토종브랜드를 찾아보기 쉽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실제로는 어떠셨나요?

유정우 기자 잘 아시다시피 아시안게임의 본질은 공정한 경쟁에서 통해 성적을 겨루는 스포츠경기이자 40억 아시아인의 축제 장이기도 합니다.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40개국 40억명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자사의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 무형의 자산 값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점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후원이 이어졌습니다. 스포츠용품도 예외는 아닌데요. 아시안게임에는 모두 15개 기업들이 공식 스폰서 스포츠가 참여했습니다. 스포츠 용품사로는 유일하게 최상위 단계인 프레스티지 파트너로 중국 '361도'라는 브랜드가 참여해서 관심이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MC / 국내 스포츠기업의 참여는 어땠나요?

유정우 기자 주요 구기종목의 공인구로 활약한 신신상사와 한국 대표팀은 물론이고 출전선수의 대부분이 사용한 양궁 제조사 윈앤윈 등이 대표적인 기업 이였습니다. 신신상사는 대한민국 '스포츠 공'의 대명사에 통하는 기업입니다. 이번 아시아게임에서 핵심 구기종목에서 축구 농구 배구 등 5개 공인구로 선정이 되었는데 경기구를 사용한 각 국 선수들에게도 호평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윈앤윈은 세계 양궁 1등 제조기업인데, 생활스포츠로써 연결이 제약적이란 단점 때문에 일반 시청자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에 다소 생소한 브랜드라 여겨지겠지만, 이미 기술력 만큼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아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두 기업 모두 'K스포츠'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C / 월드컵이나 올림픽, 아시아게임 같은 메가스포츠 이벤트 경우에 공인구가 되기 위해서 글로벌 브랜드하고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 걸로 알고 있는데, 토종브랜드 신신상사가 인천아시안게임 주요 구기종목 공인구로 활약했다고 하니 반가운데요?

유정우 기자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테니스 등, 이렇게 다섯 개 종목에 공인구가 순수 기술력 바탕으로 한 스타스포츠 볼이였는데요. 5개 종목 국산 공인구가 경기력을 배가시키는데 한몫했다는 평가입니다. 공교롭게 5개 종목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감동의 금메달을 선사하면서 애국심과 자긍심을 일깨워준 기분 좋은 종목들이기도 합니다. 특히 국제 공인구 같은 경우에는 성능과 기준을 통과 해야만 하기 때문에 공인된 공, 우수한 제품이라는 암묵적 동의와 이미지 등을 얻기 때문에 독창적 기술력과 노하우 없이는 절대 획득할 수 없는 권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지난 2일, 북한과 아시안게임 축구결승전이 열린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조주형 신신상사 상무를 만났습니다. 화면으로 확인해보시죠.

VCR <인터뷰> 조주형 신신상사 총괄상무(스타스포츠)
인천아시안게임 공인구 후원 계기는?

MC / 2010년 광저우아시아게임에 이어서 8년 연속 주요 구기종목 공인구로 쓰이고 있다는 건 기술력만큼은 이미 월드클래스라는 걸 증명하고 있는것 아닌가요?

유정우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윈앤윈 양궁이나 신신상사 공 같은 경우는 이미 기술력만큼은 세계 톱 클라스에 들어가는 기업들입니다. 스포츠산업 히든챔피언이라 말해도 무방한 브랜드인 셈입니다. 양궁의 윈앤윈은 세계 1등임에도 불구하고 양궁과 활 특수한 장비분야는 시장성이 좁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서 많은 고민을 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최근 이 회사는 양궁에 제조된 기술에서 부러지지 않는 고성능 탄소 나노튜브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레저용 자전거를 새롭게 론칭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자적인 응용기술력으로 해외 브랜드 일색인 국내 자전거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세계 시장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찬 도전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신상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번 아시아게임을 계기로 아시아 시장은 물론이고,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생각인데요. 신신상사 조주현상무 이야기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VCR <인터뷰> 조주형 신신상사 총괄상무(스타스포츠)
'스타 볼' 해외 진출 현황과 향후 계획은?

MC / 인천아시아게임에서 활약한 자랑스러운 토종브랜드를 소개를 하니 뿌듯한데요. 직접 공인구를 사용했던 선수나 코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유정우 기자 구기 종목 대표님과 코치, 주요 선수들 중국이나 태국선수들을 만나서 느낌을 물어봤는데요. 나이키나 아디다스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에 비하여 소재나 반발력 방향성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럽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 대표팀 중견 코치 한 분이 아주 의미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셨는데요. 초중고 시절에 토종브랜드인 공을 안 써본 선수는 거의 없는데 프로가 되고 성인이 되면서 국제경기를 참여하게 되면서 나이키와 아디다스, 미카사나 몰텐 같은 해외 브랜드 공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단체들도 많지도 않은 마케팅 비용을 핑계로 자연스럽게 값비싼 글로벌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는 얘기였습니다. 문제는 일선 학교에 있습니다. 일선 학교자체에서도 훈련하는 공을 구입 할 때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해외브랜드를 구매하는 실정이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같은 품질 공 다섯 개 사는 가격에 해외브랜드 2-3개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인데, 결국 광고와 마케팅에 쏟아 부은 막대한 자금들이 제품에 거품으로 남아 일선 초중고 학교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은 새겨봐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사실 경기력 강국에서 스포츠산업 강국으로 키우자는 정부의 아젠다 인데요. 범 정부차원에서 노력이 커가고 있는 시점에서 협회나 경기단체들이 한번 쯤 짚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MC / 저는 인천아시아게임 중계방송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했을 것 같아요. 361도라고 쓰이니 광고판, 의류들이 상당히 눈에 띄던데. '361도' 어떤 브랜드인가요?

유정우 기자 네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시고 질문도 많이 주셨던 브랜드인데요. 개막식부터 361도라고 써 있는 하늘색 티셔츠와 광고판이 경기장을 가득히 메우는 느낌이었습니다. 361도는 생소하지만 2003년에 선을 보인 중국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고 등급 후원사인 프레스티지 파트너 중에 스포츠분야에서는 유일하게 권리를 갖고 있는 회사인데요. 지불한 후원금액만 15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360도 한 바퀴에서 1도를 더해서 그 만큼 완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포했다는 게 업체측 설명입니다. 361도는 현재 78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지난해 6천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중국 시장 내에서 아디다스, 나이키 등에 강력 경쟁상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MC / 안방무대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유일한 공식후원 스포츠 브랜드를 중국브랜드에게 내줬다 라는 점이 아쉬운데 반응은 어떤가요?

유정우 기자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논란은 일단 각설하고, 스포츠산업적 측면에서 몇 가지 짚어 볼 부분만 살펴보면, 중국브랜드에게 안방을 내준 메인용품 스포츠 용품사 선정 부분은 스포츠강국에서 스포츠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이제 막 시동을 건 'K스포츠' 호의 동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내 브랜드를 밀어줬어야 됐다는 주장도 억지가 있습니다. 자유 시장 논리와 마케팅적 사고로 판단을 했어야 한다는 조직위의 말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범국가적인 인식이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비근한 예로 스폰서와 계약 관계가 명확한 조직위원회나 대한체육회도 아니고,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국가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대회장도 아닌 외부 공간에서 '361도'가 큼지막하게 붙은 아우터를 입고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손 흔드는 모습은 국산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해 밤낮 없이 뛰고 있는 토종브랜드, 국산 스포츠 용품업체들 입장에서는 온 몸에 힘이 쫙 빠지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 약속과 의무는 지켜야 하지만 배려 할 수 있는 부분을 인식하지 못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제 3년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토종브랜드뿐 아니라 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충분히 활용해 산업적 기반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MC / 네. 지금까지 유정우 기자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선전한 토종브랜드 소식과 스포츠 산업적 측면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될 점에 살펴봤습니다. 유정우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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