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종합 2위 했지만  '金 편식'…사격·펜싱 16개…육상·수영 0개
지난달 19일 개막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4일 폐막된다. 36개 전 종목에 선수 831명을 비롯해 역대 최대 규모인 1068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한국은 총 439개의 금메달 가운데 90개 이상을 획득해 5회 연속 종합 2위를 수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회 폐막일인 4일 금메달 7개가 남아 있는 가운데 한국은 3일 오후 3시까지 금메달 75개로 종합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중국이 금메달 143개로 9회 연속 종합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일본은 금메달 46개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의 5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은 사실상 굳어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과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보는 평가가 많다.

한국은 전통적 ‘효자 종목’인 양궁과 사격, 태권도, 유도, 레슬링, 펜싱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사격에서 금메달 8개가 나왔고 양궁은 금메달 8개 가운데 5개를 쓸어담았다. 펜싱에서도 금메달 8개가 쏟아져 나오면서 메달 레이스를 주도했다.

한국 선수단은 또 야구와 축구 등 인기 구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야구는 결승에서 대만을 상대로 8회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쳤고 축구는 북한과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또 여자 핸드볼과 농구, 배구에서 차례로 금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리듬체조에선 손연재가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내며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한국은 대회 도중 잠시 일본에 종합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볼링과 정구 등 비인기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메달 순위 2위를 순조롭게 지켜냈다.

하지만 스타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금메달 90개 목표에는 이르지 못하게 됐다. 사격 진종오, 체조 양학선, 수영 박태환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무난히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진종오의 단체전 금메달 1개 외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약했던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해 여전한 숙제를 남겼다. 박태환(수영), 양학선(기계체조), 손연재(리듬체조) 등 특정 스타 선수 의존도가 높은 종목들에선 다른 선수의 균형적인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이 선수단 외에 응원단은 보내지 않아 이번 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기대보다 크지 않았고 대회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으로 비판 여론이 잇따르면서 경기 외적인 요소에 대한 논란이 컸던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