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축구 금메달 놓고 2일 남북대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결승전 '남북 대결'을 앞둔 남자축구 사령탑들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했다.

이광종 한국 대표팀 감독은 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결승전을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1978년에 공동우승을 하고서 다시 결승에서 만났는데 멋진 경기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과 북한은 2일 오후 8시부터 이 경기장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줄곧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다 2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맞았다.

이광종 감독은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내일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고, 의욕과 마음가짐, 전력 등 모든 면에서 준비가 잘됐다"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한국과 맞설 북한은 1990년 베이징 대회 결승전에서 이란과 승부차기 끝에 져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24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북한의 윤정수 감독은 "정신적인 측면에서 우리도 남측도 준비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여태까지 보이지 않은 육체적인, 기술적인 모든 것을 다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도 24년 전에 이란에 패하고 오랜만에 결승에 올라왔다"면서 "남측이 기술이 있는 팀이지만 우리도 공격이면 공격, 방어면 방어, 상응하게 대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두 감독은 2010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남북 대표팀을 이끌고 맞붙은 적이 있는데, 북한이 2-0으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는 지동원(도르트문트), 윤일록(서울)과 이번 대표팀에서 뛰는 최성근(사간도스), 김영욱(전남)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때를 떠올린 이광종 감독은 "북한은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공격 쪽에는 빠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당시 한국을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했던 측면 공격수 정일관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5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정일관은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퇴장을 당해 한국과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이에 대해 윤정수 감독은 "일단 퇴장한 선수는 잊어야 한다"면서 "거기에 상응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