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태권도에 첫 메달을 선사한 대표팀 막내 송영건(18·청주공고)은 경기 후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30일 강화군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남자 74㎏급에서 동메달을 딴 송영건은 니키타 라팔로비치(우즈베키스탄)와의 준결승 경기를 돌아보며 "흥분해서 힘을 제대로 모아 때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선수층이 워낙 두껍다 보니 고교생이 태극마크를 달기가 쉽지 않다.

여고생 태권도 스타들은 심심찮게 나왔지만 남자부에서는 대학, 실업의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고교생 국가대표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송영건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대표팀 1진이던 원종훈(용인대)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대표팀에 합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고교생으로 '금빛 발차기'를 날린 이대훈(용인대)의 뒤를 이어 고교생 스타의 신화를 이어가리라는 기대를 부풀렸다.

선발될 당시 무명이나 다름없던 송영건은 "'내가 1등한 것이 맞나'하고 다음날까지도 실감 나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고등학생에게 첫 국제종합대회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182㎝인 송영건은 이날 자신보다 키가 13㎝나 큰 라팔로비치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고전했다.

송영건 "경기가 뒤로 갈수록 다리가 무거워지고 컨디션도 떨어져 많이 맞았다"며 "한번을 때리더라도 다리에 힘을 모아 때렸어야 하는데 흥분해서 그러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곱씹었다.

그는 "아무래도 상대가 키가 크니 다리가 길어 공격도 위에서 오는 등 쉽지 않았다"면서도 "외국인과 경기한 것은 거의 처음인데 좋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송영건은 수영선수 출신의 아버지를 비롯해 운동한 가족, 친지가 많은 '스포츠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가 되고 싶은 그는 교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청주대로 진학할 예정이다.

첫 국제종합대회를 동메달과 함께 마친 송영건은 "1등을 목표로 했지만 처음 나온 국제대회이니만큼 3등에 만족한다"며 "다음에는 더 노력해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