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준결승서 '대승' 시작 알리는 결승골
19살 때까지 '목수'일 하던 아마추어 축구선수…'대기만성'의 전형

팀에게나 선수에게나 역사적인 경기였다.

독일 축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월드컵 사상 최고의 골잡이로 우뚝 섰다.

클로제는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전반 23분 독일의 결승골이자 월드컵 통산 16번째 골을 터뜨렸다.

독일은 이날 클로제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6분간 3골을 더 폭발시켰고, 결국 브라질을 7-1로 대파했다.

이전까지 클로제는 호나우두(브라질)와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나란히 보유하고 있었다.

클로제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의 선수다.

19살 때까지 목수 일을 병행하면서 독일 7부리그에 있는 아마추어 팀인 블라우바흐에서 뛰었다.

그러나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아버지를 둔 그의 재능은 뒤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1998년 5부 리그의 홈부르크로 이적했고 불과 1년뒤 3부 리그 카이저 슬라우테른 2군 소속으로 신분이 수직 상승한다.

2000년 1군으로 발탁돼 꿈에서만 그리던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은 클로제는 2시즌 동안 27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독일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월드컵 데뷔 무대였던 2002년 한·일 대회에서 헤딩으로만 5골을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자국에서 열린 2006년 대회에서도 5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고 4년 뒤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4골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달 22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뽑아내 호나우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홀로 최다골 기록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상황. 기회는 예상보다 일찍 왔다.

당초 브라질은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라는 공·수의 핵심이 빠진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홈 팬들 앞에서 더욱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는 독일 쪽으로 넘어왔다.

백전노장 클로제는 승리를 굳힐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2분 뒤 뮐러에게서 공을 건네받아 문전 슈팅을 날렸다.

줄리우 세자르(토론토)가 넘어지며 쳐냈지만 클로제는 이 공을 다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결국 골망을 갈랐다.

이미 축구 선수로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인 클로제는 4년 뒤 러시아 월드컵 때에는 40대에 접어들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로 여겨진다.

클로제는 이날 개인 통산 23번째 월드컵 경기에 출전, 로타어 마테우스(독일·25경기)에 이어 역대 최다 출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올로 말디니(이탈리아·23경기)가 공동 2위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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