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의 판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월드컵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축구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기도 한다.

K리그 클래식의 대표적인 '지장'으로 꼽히는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도 2014 브라질 월드컵 경기를 유심히 보며 '위기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

팀의 '에이스'이던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나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위기 속에 월드컵을 통해 영감을 얻으려는 것이다.

황 감독은 "월드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도록 열심히 연구하고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전반기 이명주-김승대를 중심으로 한 제로톱을 들고 나왔던 그는 "지금은 포지션 밸런스가 맞지 않고 준비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선수들도 혼란스러울 것이기에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그가 월드컵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본 팀은 강팀을 상대로 잇달아 끈끈한 모습을 보여준 칠레,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이다.

공교롭게도 이 팀들은 이번 대회에서 재조명된 스리백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칠레를 특히 인상깊게 봤다는 황 감독은 "스리백 도입도 많은 생각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리백, 포백 등 어느 전술이 더 좋다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완벽한 전술은 없고, 어떤 축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이명주 없이 치른 후반기 첫 경기에서 포항은 제주와 득점 없이 비겼다.

원정인데다 폭우가 내리는 악조건을 고려하더라도 경기력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이로써 포항은 전북 현대에 2점 차 추격을 허용하면서 9일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9일 FC서울과의 경기에는 미드필더 손준호와 수비수 신광훈이 각각 퇴장과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공격 자원 기근' 속에 신광훈은 제주전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되기도 했다.

황 감독은 "다음 경기 선발 라인업부터 걱정"이라면서 "문창진을 선발로 내보내거나 다른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떠난 이명주가 계속 눈에 밟힐법하지만, 그는 "이미 지나간 일"이라면서 앞을 바라봤다.

이명주가 이적하면서 확보된 이적료를 외부 선수 수혈에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나 황 감독은 "아직은 데려올 만한 선수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달 서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특히 중요한데, 그때까지는 부상 선수도 일부 돌아올 것"이라면서 "팀을 잘 추슬러 많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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