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이 진행 중인 브라질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졸전 끝에 탈락하면서 한국 스포츠는 최근 브라질에서 열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거의 없다는 '브라질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이는 사실 '징크스'라는 우연한 일치로만 볼 것이 아니라 브라질이 지리적으로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핸디캡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2006년 세계여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는 16개 참가국 가운데 13위에 머물렀다.

2002년 중국에서 열린 직전 대회에서 4강에 올랐고 2010년 체코 세계선수권에서 8강까지 진출하는 등 한국 여자농구는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해왔으나 유독 2006년 브라질 대회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핸드볼도 비슷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진 여자 핸드볼이지만 2011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16강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앙골라에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세계선수권에서 8강에 들지 못한 것은 2001년 대회 이후 10년 만이었다.

특히 앙골라를 상대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다섯 차례 만나 한 번도 진 적이 없었지만 브라질에서 열린 이때 경기에서는 고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에는 유도가 브라질에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9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우리 대표팀은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유도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노 골드'를 기록한 것은 2005년 이집트 카이로 대회 이후 8년 만이었다.

배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남자 배구는 브라질을 상대로 1992년 월드리그 승리 이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브라질 징크스'에 이번에 한국 축구가 도전했지만 역시 뜻을 이루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물론 이런 실패 원인을 모두 '브라질이 멀어서'라는 이유로만 돌릴 수는 없다.

종목마다 다양한 실패 원인이 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브라질이 워낙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지리적 위치와 시차, 기후, 음식 등의 이유 역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력 발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16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게 돼 있는 만큼 대한체육회 등 관계 기관에서는 2년 뒤 올림픽에서 그동안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조종현 선수촌병원 스포츠의학연구소장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서울과 지방에서 경기할 때 선수들의 경기력에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며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일제히 부진한 데에는 브라질이라는 환경적 이유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소장은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현지 적응 훈련 기회를 늘리는 등 환경생리학적인 차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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